원/달러 환율은 13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달러 선호와 외국인 자금 이탈 영향으로 장중 큰 폭의 등락을 보인 끝에 전 거래일보다 소폭 오른 1,503.4원에 마감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0원 오른 1,503.4원으로 집계됐다. 환율은 오전 6시 1,498.5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오전 9시께 1,497.2원까지 밀렸지만, 이후 상승 폭을 키우며 오후 3시 10분께 1,508.9원까지 올랐다. 장중 저가 기준으로는 4거래일 연속 1,500원 아래로 내려갔고, 장중 고가가 1,510원 밑에 머문 것은 지난 5월 29일 이후 약 한 달 반 만이다.
이날 외환시장을 움직인 가장 큰 배경은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싸고 공격과 보복을 주고받으면서 시장에서는 위험자산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달러로 자금을 옮기려는 심리가 강해졌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미 동부시간 12일 오후 5시, 한국시간으로는 13일 오전 6시에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민간 선박을 공격하는 이란의 능력을 약화하기 위한 추가 공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제 분쟁이 확대될 경우 원유 운송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겹치면서 달러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 급락과 외국인 순매도도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이날 코스피는 8.96% 내린 6,806.93으로 마감했고,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천2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아 자금을 빼갈 때는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거래가 함께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환율 상승 압력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금융시장 전반에서는 주가 하락과 환율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위험회피 흐름이 확인됐다.
다만 환율이 더 가파르게 뛰지는 않은 데에는 달러 공급 기대가 일부 완충 역할을 했다. SK하이닉스가 지난 10일 미국주식예탁증서, 즉 에이디아르(미국 증시에 상장된 외국 기업 주식 대체증서) 발행을 통해 약 265억달러, 한화 약 40조원을 조달했고, 공모 절차가 마무리되는 14일 이 자금이 회사로 납입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 자금이 원화로 환전될 가능성을 예상해 수출업체를 중심으로 미리 달러를 내다파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00.094로 0.127 내렸고, 엔/달러 환율은 162.300엔으로 0.35% 올랐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26.51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2.78원 내렸다. 이 같은 흐름은 중동 군사 충돌의 확산 여부와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자금 움직임, 그리고 대규모 달러 자금의 실제 환전 규모에 따라 당분간 민감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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