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확산으로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면서 미국 동부·중부 13개 주의 가정과 기업이 앞으로 약 3년 동안 63억달러, 우리 돈 약 9조4천억원의 전기요금을 추가로 부담할 것이라는 추산이 나왔다. 전력 수요가 공급 능력보다 빠르게 늘어나면서, 전력시장 가격이 오르고 그 부담이 최종 소비자에게 넘어가는 구조가 뚜렷해졌다는 뜻이다.
뉴욕타임스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전력망 운영사인 피제이엠(PJM)의 최근 전력용량 경매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피제이엠은 버지니아, 펜실베이니아, 뉴저지, 일리노이, 오하이오, 미시간 등 동부·중부 13개 주와 워싱턴 디시의 전력 공급을 관리한다. 특히 버지니아는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으로 꼽히는데,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 확대와 함께 대규모 서버 시설이 몰리면서 전력 사용량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전력용량 경매는 한여름이나 한파 같은 최대 수요 시간대에도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발전 여력을 미리 확보해 가격을 정하는 제도다. 이 시장에서 형성된 도매가격은 결국 지역 내 전기요금에 직접 반영된다. 독립 전력시장 감시 기관인 모니터링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인공지능 인프라 증설이 본격화한 2024년 이후 최근까지 데이터센터 때문에 피제이엠 관할 지역 소비자가 떠안은 누적 전력비용은 290억달러, 약 43조원에 이른다. 여기에 지난달 30일 실시된 최근 경매 한 번만으로도 추가 비용 63억달러가 더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번 수치가 바로 현재 전기요금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전력용량 경매 낙찰가는 통상 2년 뒤 전기요금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번 결과는 앞으로 약 3년에 걸쳐 소비자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피제이엠은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소비 탓에 전체 전력 수요가 신규 발전설비 확충 속도보다 더 빨리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밀스 최고경영자는 정부와 업계가 함께 신규 발전설비를 서둘러 전력망에 연결하고, 새로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관리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가 디지털 산업의 핵심 기반이라는 평가와 함께, 그 비용을 일반 가정과 기존 기업이 함께 떠안는 것이 타당한지를 둘러싼 논쟁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뉴욕주는 14일 주 전역의 데이터센터 신규 건설을 1년간 금지하는 모라토리엄(유예) 조치를 내놓고, 이 시설들이 환경과 에너지 사용량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로 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미국 각 주가 데이터센터 투자 유치와 전력·환경 부담 사이에서 더 복잡한 정책 선택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