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이 큰 폭으로 늘면서 4만달러 진입이 가시권에 들어왔고, 전체 경제 규모도 원화 기준으로 처음 3천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 국가데이터처 등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은 3만9천164달러로 추산된다. 지난해보다 2천750달러, 7.6% 늘어난 수치로 2021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정부가 지난 14일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올해 경상성장률을 12.3%로 높여 잡은 점이 이런 계산의 바탕이 됐다. 경상성장률은 물가 변동까지 반영한 명목 기준 성장률인데, 반도체 수출 호조로 199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를 최근 경제동향, 이른바 그린북에 담긴 2025년 경상GDP 2천676조6천748억원에 적용하면 올해 경상GDP는 3천5조9천58억원으로 계산된다. 여기에 지난 16일까지의 평균 원/달러 환율 1,487.19원과 국가데이터처 장래인구추계상 총인구 5천160만9천121명을 반영하면 1인당 국내총생산 추정치가 나온다.
관심은 한국이 언제 1인당 국내총생산 4만달러 선을 넘느냐에 쏠린다. 같은 방식으로 정부가 제시한 내년 경상성장률 4.6%를 적용하면 내년 1인당 국내총생산은 4만1천24달러로, 사상 처음 4만달러를 돌파하게 된다. 한국은 2016년 1인당 국내총생산 3만839달러로 3만달러 시대에 들어섰는데, 11년 만에 앞자리가 다시 바뀌는 셈이다. 다만 환율이 더 안정되면 시점은 앞당겨질 수 있다. 올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1,456.1원보다 낮아지면 올해 안에도 4만달러 달성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1인당 국내총생산은 경제 성장뿐 아니라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원화 가치가 강해질수록 달러 환산 소득은 더 커진다.
전체 경제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은 2018년 2천6조9천745억원으로 처음 2천조원을 넘었고, 2024년 2천564조2천42억원으로 2천5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3천조원 선을 넘어설 전망이다. 현재 환율 수준이 이어진다면 달러 기준 국내총생산도 처음 2조달러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달러 기준 국내총생산은 2006년 1조944억달러로 처음 1조달러를 넘어섰지만,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9천830억달러로 다시 내려간 바 있다. 이후 다시 1조달러대로 복귀해 증감을 반복하다가 올해는 2조212억달러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런 흐름을 바탕으로 잠재성장률 3%, 수출 세계 4강,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를 뜻하는 이른바 3·4·5 경제 대도약 구상을 내놓았고, 2030년까지 달성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한국 경제의 반등이 곧바로 상대적 우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대만 통계 당국인 주계총처는 지난 5월 29일 올해 대만의 1인당 국내총생산 전망치를 4만5천610달러로 높여 잡았다. 지난해 약 3만9천500달러에서 올해 처음 4만달러를 넘는 데 그치지 않고 곧바로 4만5천달러대로 올라설 수 있다는 뜻이다. 대만은 인공지능 공급망에서 반도체와 전자 제조업체가 핵심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수출 증가가 일시적 가격 상승보다 물량 확대와 구조적 수요에 더 기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제통화기금은 지난 4월 올해 한국과 대만의 1인당 국내총생산을 각각 3만7천412달러, 4만2천103달러로 예상했지만, 최근 정부와 대만 당국 전망치를 기준으로 하면 양국 격차는 더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반도체 가격 상승의 수혜를 받고는 있지만, 대만처럼 품목 다변화와 안정적인 수주 기반을 넓혀야 성장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한국 경제가 단순한 경기 반등을 넘어 수출 구조를 얼마나 넓히고 환율 변동성에 덜 흔들리는 체질을 만드느냐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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