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의 자산 운용 방식이 예·적금 중심에서 주식과 상장지수펀드 같은 투자자산 중심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금융자산을 어디에 두느냐뿐 아니라 어떤 금융회사를 이용하느냐까지 바뀌고 있어, 혼자 사는 생활이 늘어난 사회 변화가 투자 문화와 소비 구조까지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19일 발표한 ‘2026 한국 1인 가구 보고서’를 보면, 1인 가구의 금융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예·적금 비중은 올해 28.3%로 2024년 36.2%보다 7.8%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국내외 주식·상장지수펀드 비중은 같은 기간 15.0%에서 21.1%로 6.1%포인트 높아졌고, 가상자산 비중도 2.2%에서 3.5%로 커졌다. 자산을 맡긴 금융회사도 은행에서 증권사 쪽으로 이동했다. 시중은행 예치 비중은 45.6%에서 43.1%로 줄었고, 증권사 비중은 22.6%에서 28.6%로 뛰었다. 저금리 장기화와 투자 접근성 확대, 휴대전화로 손쉽게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이 맞물리면서 단순 저축보다 수익 추구 성향이 강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상품 보유 현황만 봐도 이런 흐름은 분명하다. 예·적금 보유율은 여전히 63.9%로 가장 높지만 2024년 73.8%와 비교하면 9.9%포인트 하락했다. 반대로 해외주식·상장지수펀드 보유율은 24.1%에서 34.4%로 10.3%포인트, 국내 주식·상장지수펀드는 40.4%에서 45.7%로 5.4%포인트 각각 올랐다. 앞으로 1년 안에 가입할 의향이 있는 상품에서도 국내 주식·상장지수펀드가 42.1%로 가장 많았고, 이는 2024년보다 18.7%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해외주식·상장지수펀드 가입 의향도 24.8%에서 37.8%로 높아졌다. 현재의 머니무브가 일시적 현상이라기보다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다만 투자 확대의 이면에는 빚내서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증가라는 위험 신호도 함께 나타났다. 대출을 보유한 1인 가구 가운데 대출금으로 금융상품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34.0%로 2년 전보다 5.2%포인트 늘었다. 현재도 대출 자금으로 금융상품을 운용 중이라는 응답은 11.3%에서 15.5%로 상승했다. 대출을 활용한 평균 투자 금액은 약 3천만원이었다. 이런 경험은 남성이 42.4%로 여성 21.7%의 약 두 배였는데, 연구소는 레버리지 투자(대출을 일으켜 투자 규모를 키우는 방식)가 1인 가구 전체의 공통 현상이라기보다 남성에게 집중돼 있다고 짚었다. 수익 기회를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지만, 시장이 흔들릴 경우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취약성도 함께 커진 셈이다.
주거와 생활 측면에서는 월세 증가와 정서적 부담이 동시에 확인됐다. 1인 가구의 주택 점유 형태는 월세가 48.8%로 가장 많았고 자가 23.8%, 전세 23.4%, 기타 4.1% 순이었다. 2024년과 비교하면 전세 비중은 6.6%포인트 줄었고 월세와 자가는 각각 3.7%포인트, 2.0%포인트 늘었다. 전세 제도 축소와 주거비 부담 구조 변화가 반영된 결과로 읽힌다. 실제로 전월세 거주자 중 월세를 제때 내지 못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10.7%로 2024년 7.9%보다 높아졌고, 남성은 14.5%로 여성 4.9%보다 크게 높았다. 특히 50대 남성의 월세 연체 경험률은 25.6%에 달했다. 한편 현재 1인 생활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73.5%로 2년 전 71.2%보다 올랐고, 앞으로도 1인 생활을 이어갈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58.3%였다. 주된 이유는 ‘혼자 사는 것이 편해서’가 61.4%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외로움을 크게 느낀다는 응답이 33.4%, 우울감을 크게 느낀다는 응답이 32.0%여서 만족도 상승과 정서적 고립이 함께 존재하는 모습도 드러났다.
소득을 보완하려는 움직임도 강해졌다. 부수입, 이른바 엔잡 활동 참여율은 2022년 42.0%에서 2024년 54.8%, 올해 59.6%로 꾸준히 상승했다. 가장 흔한 활동은 앱 출석 체크나 포인트 적립 같은 앱테크로 75.1%를 차지했고, 블로거 등 소셜 크리에이터 11.7%, 편의점 등 서비스직 종업원 8.0%, 배달 라이더 5.5%가 뒤를 이었다. 이번 보고서는 2월 25일부터 3월 23일까지 전국 주요 도시에 거주하는 25∼59세 경제활동 1인 가구 2천명을 설문조사해 작성됐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1인 가구가 한국 경제의 소비·투자·주거 시장에서 더 큰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을 보여준다. 동시에 자산 증식 욕구와 주거비 부담, 정서적 불안이 함께 커지고 있는 만큼 금융교육과 채무관리, 주거 안전망을 함께 보완해야 한다는 과제도 함께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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