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20일 다시 올랐다. 중동의 주요 원유 수송로를 둘러싼 불안이 커지자 시장이 공급 차질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한 결과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9.22달러로 전장보다 1.27%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도 배럴당 83.23달러로 0.90% 올랐다. 종가 기준으로 브렌트유는 6월 11일 이후, 서부텍사스산원유는 6월 12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에는 브렌트유가 한때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유가를 밀어 올린 핵심 배경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우려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의 원유가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대표적인 해상 통로로, 이곳의 운송에 차질이 생기면 단기간에도 국제 에너지 가격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특히 미국이 최근 이란과의 교전 과정에서 병사 1명이 추가로 사망했다고 발표한 뒤 충돌 확대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더 강해졌다.
다만 장중 상승 폭은 일부 줄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미국과 막후 외교 접촉이 진행 중이라고 밝히면서, 군사 충돌이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은 다소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장의 불안이 쉽게 가라앉지 않은 것은 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뿐 아니라 홍해의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위험 구간으로 인식되면, 원유 운송망 전반이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시장에서는 중동 정세가 실제 수송 차질로 이어질지에 따라 유가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에너지 애스팩츠의 설립자 암리타 센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량 감소와 세계 원유 재고 축소가 겹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외교적 긴장 완화 여부와 해협 통항 상황, 주요 산유국의 공급 대응에 따라 한동안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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