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가 최근 고점 수준까지 오르면서 금융채와 회사채 같은 크레딧 채권의 투자 매력이 다시 커지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기존 채권 가격은 떨어지지만 새로 채권을 사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고, 국고채보다 금리가 더 높은 우량 크레딧 채권은 추가 수익 여지도 생기기 때문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반기 말마다 반복되는 자금 이탈로 흔들렸던 단기자금시장은 7월 들어 빠르게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 집계를 보면 단기 대기성 자금이 모이는 머니마켓펀드, 즉 엠엠에프 설정원본은 6월 말 224조3285억원에서 7월 23일 246조1174억원으로 약 22조원 늘었다. 6월 한 달 동안 30조원가량 빠져나갔던 자금이 다시 돌아오면서 채권시장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크레딧물에 대한 관심이 살아나는 분위기다.
실제 금리 수준만 놓고 봐도 절대 수익률 매력은 높아졌다. 7월 24일 기준 여전채 AA- 등급 1년물 수익률은 4.08%, 2년물은 4.51%로 연초의 3.08%, 3.27%보다 1%포인트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AA- 회사채도 1년물은 3.12%에서 4.02%로, 2년물은 3.28%에서 4.48%로 상승했다. 크레딧 스프레드, 즉 국고채와의 금리 차도 벌어진 상태여서 채권을 일정 기간 보유하며 이자를 챙기는 캐리 투자 관점에서 기회가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SK에코플랜트와 케이씨씨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웃도는 주문을 받은 것도 이런 분위기를 보여준다.
시장에서는 풍부한 단기 유동성이 크레딧 수요를 받치고 있다고 본다. 특히 반도체 수출 호조와 미국주식예탁증서 상장으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한 에스케이하이닉스가 은행채와 공사채, 회사채 등 단기채를 적극적으로 매입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심리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물의 경우 이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반영해 이자 수익 측면의 매력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다만 금리와 신용 위험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닌 만큼 초우량물이나 상위 등급 채권부터 나눠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함께 나온다.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중동 정세 불안이 다시 커지면서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가 지난주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이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경로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유가 상승이 물가를 자극하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단기자금 안정과 높은 금리 수준이 크레딧 강세를 뒷받침하되, 유가와 글로벌 금리, 개별 기업의 신용 이슈에 따라 투자심리가 민감하게 흔들리는 장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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