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채무조정 제도인 새출발기금의 누적 조정 대상 채무액이 2026년 6월 말 기준 32조원을 넘어섰다. 경기 둔화와 고금리 부담이 길어지면서 빚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 차주가 그만큼 늘었다는 뜻으로 읽힌다.
27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신청자는 누적으로 20만6천152명, 신청 채무액은 32조5천479억원으로 집계됐다.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 이후 매출 부진과 금융비용 상승으로 상환 능력이 약해진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부채를 조정해 재기를 돕는 프로그램이다. 단순한 대출 연장이 아니라 원금 감면이나 이자 부담 완화 같은 방식으로 상환 구조를 다시 짜준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 가운데 실제 약정까지 체결한 차주는 지난 6월까지 14만1천821명이었고, 해당 채무원금은 12조8천816억원이었다. 신청 단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당수 차주가 실제 조정 절차로 넘어갔다는 의미다. 다만 전체 신청 채무액과 실제 약정 채무원금 사이에는 차이가 있는데, 심사 과정과 조정 방식 선택, 채권 성격에 따라 최종 확정 규모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금융회사가 부실채권을 넘기고 채무를 재조정하는 매입형 채무조정은 7만1천768명이 약정을 맺었고, 채무원금은 6조5천931억원이었다. 평균 원금 감면율은 약 73%로 나타났다. 상환 여력이 크게 떨어진 차주에게는 원금을 큰 폭으로 줄여주는 방식이 적용됐다는 뜻이다. 반면 금융회사와 채무자 사이 조정을 중개하는 중개형 채무조정은 7만53명, 채무액 6조2천885억원이 확정됐고 평균 이자율 인하 폭은 약 5.4%포인트였다. 비교적 원금보다는 이자 부담을 낮춰 상환을 이어가도록 돕는 성격이 강하다.
이 같은 흐름은 자영업 부문의 부채 부담이 여전히 우리 경제의 취약 고리라는 점을 보여준다. 채무조정이 늘어날수록 연체 확산을 막고 재기를 지원하는 정책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동시에 그만큼 현장의 경영 사정이 녹록지 않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앞으로는 금리 수준, 내수 회복 속도, 자영업 매출 개선 여부에 따라 새출발기금 이용 규모와 채무조정 수요가 계속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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