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 완화에 국고채 금리 급락... 채권시장 '강세'

| 토큰포스트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긴장이 누그러지면서 27일 국내 국고채 금리가 전 구간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동 불안이 완화되자 국제 유가가 급락했고, 이에 따라 물가와 통화정책 부담이 다소 덜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채권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9.4bp(1bp는 0.01%포인트) 내린 연 3.865%에 거래를 마쳤다. 10년물은 11.4bp 하락한 연 4.333%를 기록했고, 5년물과 2년물도 각각 9.7bp, 7.8bp 내려 연 4.117%, 연 3.723%로 마감했다. 장기물인 20년물은 연 4.561%로 8.1bp 하락했고, 30년물과 50년물도 각각 7.6bp, 7.7bp 내린 연 4.567%, 연 4.461%를 나타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데, 이날처럼 금리가 전반적으로 내렸다는 것은 채권 매수세가 그만큼 강했다는 뜻이다.

시장 분위기를 바꾼 직접적인 배경은 중동 정세 변화였다. 미국은 13일간 이어온 이란 공습과 관련해 지난 24일 밤부터 추가 공격을 자제하고 있고, 이란군도 대응 공격을 중단했다고 현지시간 26일 밝혔다. 이런 흐름 속에 27일 오전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7% 이상,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 가격은 5% 이상 하락했다. 국제 유가가 급하게 내려가면 에너지발 물가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기고, 이는 기준금리 인상 부담이 줄 수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이날 오후 4bp 안팎 하락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금리 하락을 더 밀어붙였다. 외국인은 이날 3년 국채선물을 2만9천328계약, 10년 국채선물을 6천468계약 각각 순매수했다. 국채선물은 향후 금리 방향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전망이 반영되는 대표적인 상품인데, 외국인이 단기물과 장기물을 함께 사들였다는 것은 국내 금리가 단기적으로 더 내려갈 수 있다고 본 투자자가 적지 않았다는 의미로 읽힌다. 신영증권 조용구 연구원은 중동 긴장 완화에 따른 유가 하락과 미국 국채 금리 하락이 국내 국고채 강세로 이어졌고, 외국인도 3년물과 10년물 선물을 나란히 순매수했다고 설명했다. 또 8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커졌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인상 횟수가 예상보다 더 늘어날지에 대해서는 시장이 확신하지 못하고 있어 현재 금리가 사실상 고점 아니냐는 인식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고채만 빠르게 강세를 보이면서 회사채와의 금리 차이는 더 벌어졌다. 이날 국고채 3년물과 AA- 등급 회사채 3년물 간 크레딧 스프레드(국채와 회사채의 금리 차이)는 71.1bp로 확대돼 2024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국고채 금리는 빠르게 내린 반면, 기업 신용 위험이 반영되는 회사채 금리는 상대적으로 덜 떨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시장은 중동발 충격이 완화되는 과정에서 먼저 국채를 사들였고, 회사채는 그만큼 빠르게 따라가지 못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국제 유가 안정과 주요국 금리 방향이 계속 우호적으로 전개될 경우 국고채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회사채 시장은 경기와 기업 자금 사정에 더 민감한 만큼 금리 격차가 당분간 쉽게 줄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보여준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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