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지역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집값 상승 기대가 202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고, 전체 소비심리도 석 달째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2026년 7월 28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6.8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 생활 형편과 앞으로의 경기 전망, 소득 전망, 지출 계획 같은 6개 항목을 종합해 산출하는 지표다.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장기평균(2003~2025년)보다 소비자 인식이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이 지수는 중동 전쟁 여파로 4월 99.2까지 떨어졌지만, 5월 106.1, 6월 106.6에 이어 7월에도 상승하면서 다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오름폭은 전월보다 다소 줄어들었다.
세부 항목을 보면 체감 경기를 둘러싼 온도 차가 나타났다. 현재생활형편 지수는 93으로 한 달 전보다 1포인트 내렸다. 물가 부담이 이어지고 주가 하락이 겹치면서 지금 살림살이에 대한 평가는 다소 나빠졌다는 뜻이다. 반면 생활형편전망은 98, 가계수입전망은 101로 각각 1포인트씩 올랐다. 앞으로의 소득과 생활 여건은 지금보다는 나아질 수 있다고 보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의미다. 향후경기전망은 92, 소비지출전망은 110으로 전월과 같았다. 중동 정세 불안이 남아 있었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와 주요 기관들의 성장률 전망 상향이 경기 인식을 떠받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주택가격전망지수다. 7월 지수는 127로 전월보다 7포인트 뛰었다. 이는 2021년 9월 12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지수가 100을 넘는다는 것은 1년 뒤 집값이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 지수는 지난해 12월 121에서 올해 1월 124로 오른 뒤 3월 96까지 내려갔지만, 4월 104, 5월 112, 6월 120, 7월 127로 넉 달 연속 가파르게 상승했다. 서울과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함께 오르면서, 시장의 가격 기대가 다시 강해진 영향으로 볼 수 있다.
가계의 금융 부담에 대한 인식도 함께 높아졌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가계부채지수는 100으로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해 2025년 4월 이후 가장 높았다. 최근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흐름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6개월 뒤 금리 수준을 내다보는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26으로 전월과 같았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반영되며 크게 오른 뒤 높은 수준을 유지한 셈이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국내 석유류 가격 하락과 원화 약세 완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지만, 중동 정세가 다시 악화되면 국제유가를 자극해 물가 기대가 다시 높아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주택시장 과열 기대와 금리·대출 규제 효과가 어떤 속도로 맞물리느냐에 따라 소비심리와 가계부채 방향이 함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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