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매파적 동결' 속 한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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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가 7월 말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물가 억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자,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

연방준비제도는 7월 28∼29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유지했다. 겉으로는 동결이지만 내용은 완화와 거리가 멀었다. 전체 12명 위원 가운데 9명이 동결에 찬성했고 3명은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다. 연준은 정책 결정문에서 물가가 여전히 2% 목표를 웃돈다고 재확인했고, 케빈 워시 의장도 기자간담회에서 인플레이션 목표는 오직 2%라고 못 박았다. 시장이 이번 결정을 ‘매파적 동결’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실제로 금리 선물시장은 9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 72%로 반영했다.

한국은행은 이미 미국보다 먼저 긴축 국면으로 들어섰다. 금융통화위원회는 7월 1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로 0.25%포인트 올렸다. 3년 6개월 만의 인상이다. 시장에서는 연내 최소 한 차례 추가 인상은 사실상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관심은 시점이다. 8월 28일 회의에서 곧바로 한 번 더 올릴지, 아니면 8월에는 쉬고 10월이나 11월에 인상할지가 핵심 변수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국회 업무보고와 기자간담회에서 인상 기조는 유지하되, 구체적인 시점은 성장과 물가 지표를 보며 판단하겠다는 원칙론을 내놨다. 다만 연속 인상 가능성 자체는 닫아두지 않았다.

이런 전망에는 최근 경기와 물가 흐름이 배경으로 깔려 있다. 한국의 2026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 속보치는 전 분기보다 0.6%를 기록해 1분기 1.8%에 이어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이어갔다. 이는 한국은행의 5월 전망치 0.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반도체 중심 수출뿐 아니라 내수와 민간 소비도 함께 개선되면서 경기 회복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경기가 예상보다 강하면 금리를 올려도 버틸 여력이 생기고, 반대로 수요가 살아나며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도 커진다. 여기에 국제유가 고공행진과 중동발 물가 불안이 겹치면서 8월 초 발표될 7월 물가상승률, 특히 변동성이 큰 품목을 뺀 근원물가가 한국은행 판단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환율 여건도 직전보다 나아졌다. 7월 29일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1,446.7원으로 전날보다 15.8원 내렸다. 중동전쟁 발발 직전인 2월 27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이 먼저 금리를 올리면서 한미 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1.25%포인트에서 1.00%포인트로 줄었다. 여기에 에스케이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 상장 자금 유입, 수출업체 달러 매도 물량 확대 등 외환 수급 개선이 더해지며 원화는 7월 들어 주요국 통화 가운데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였다. 통상 한미 금리차가 줄면 달러 자산의 상대적 매력이 낮아져 환율에는 하락 압력이 생긴다. 다만 한국은행이 금리를 고민하는 배경은 환율만이 아니다.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다시 강해지고, 대출을 일으켜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와 자기 자본을 최대한 끌어모으는 ‘영끌’이 늘면서 가계부채와 금융불균형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결국 한국은행은 성장 둔화보다 물가와 금융안정 위험을 더 무겁게 볼 가능성이 커졌다. 8월에 바로 금리를 올리면 연내 세 차례, 모두 0.75%포인트 인상 경로도 가능해진다. 반대로 물가가 예상보다 진정되고 환율 안정이 이어지면 한 차례 숨 고르기에 나설 여지도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발표될 물가와 성장, 환율, 주택시장 지표에 따라 한국은행의 긴축 속도가 결정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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