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2026년 7월 31일 SK실트론 지분 70.6%를 ㈜두산에 약 2조3천억원에 넘기기로 확정하면서, SK그룹의 사업 재편과 두산의 반도체 소재 사업 확대가 동시에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SK㈜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주식매매계약 체결 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이번 지분 양도의 목적을 재무 건전성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투자 재원 확보라고 설명했다. 지주회사인 SK㈜로서는 최근 그룹 전반의 리밸런싱, 즉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을 기준으로 사업 구조를 다시 짜는 작업을 진행해 왔는데, 이번 매각도 그 연장선에 있다. 확보한 자금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앞으로 시장 변화가 빠른 분야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SK실트론은 반도체용 웨이퍼를 만드는 회사다. 웨이퍼는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얇은 원형 기판으로, 반도체 생산의 출발점이 되는 핵심 소재다. 1983년 설립된 이 회사는 2017년 SK그룹에 편입된 뒤 경쟁력을 빠르게 키웠고, 현재 12인치(300밀리미터급) 실리콘 웨이퍼 시장에서 세계 3위권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런 사업 기반 때문에 시장에서는 인공지능 확산으로 반도체 수요가 커지는 시점에 SK가 핵심 소재 회사를 매각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맞느냐는 의문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이번 거래는 지난해 12월 SK㈜가 ㈜두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한 뒤 약 7개월 동안 협상이 이어지면서 한때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그 사이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커졌고, 인공지능 투자 확대와 맞물려 웨이퍼 같은 소재 기업의 가치도 다시 주목받았다. 다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양측이 협의를 지속해 온 데다, SK 입장에서는 그룹 차원의 사업 재편 방향이 뚜렷했던 만큼 결국 거래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도 꾸준히 나왔다.
㈜두산은 이번 인수를 통해 반도체 소재 분야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두산은 반도체 시장 성장에 따라 웨이퍼 사업이 연평균 7%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2031년 SK실트론 매출을 약 3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두산 측은 SK실트론을 상장하지 않고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토대로 장기적인 수익 기반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계약 체결을 계기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29.4%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대기업들이 핵심 자산까지 포함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과감하게 재조정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