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잔금 대출난을 해소하기 위한 보완책을 검토하고 있지만, 지원 범위는 입주를 앞둔 신축 아파트 실수요자 중심으로 좁혀지고 기존 아파트 매매에 필요한 대출 수요는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맞춰 자체적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줄이면서 생긴 잔금 대출 차질을 해소할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잔금 대출은 분양을 받은 뒤 입주 시점에 남은 대금을 치르기 위해 받는 대출인데, 최근에는 총량 관리가 강화되면서 실제 입주를 앞둔 수분양자들이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부각됐다. 지난달 대통령 주재 부동산정책 대토론회에서 수원 신축 아파트인 매교역 팰루시드 수분양자의 사연이 알려진 뒤, 당국은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를 선별 지원하는 이른바 핀셋 지원 방침을 내세웠다.
다만 당국은 기존 아파트를 사들인 매수자까지 같은 범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6·27 규제 이전에 청약해 입주를 준비해온 신축 아파트 수분양자와, 규제 시행 이후 올해 상반기 기존 아파트를 매매한 사례는 정책적으로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신축 단지의 잔금 대출은 실제 입주와 연결되고, 이는 주택 공급이 시장에 풀리는 과정과도 맞닿아 있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28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을 불러 입주 예정 신축 아파트 실수요자의 집단대출 잔금이 차질 없이 집행되도록 협조를 요청했고, 현재는 은행권이 자율적으로 일부 단지 대출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형평성 논란도 나온다. 기존 아파트 매수자 역시 현행 규제 틀 안에서 자금 조달 계획을 세웠는데, 신축 수분양자만 지원하면 불공평하다는 지적이다. 또 신축 아파트 잔금 대출이 본격적으로 풀릴 경우 은행들이 올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치인 1.5%를 맞추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당국은 이런 부담을 감안해 하반기 잔금 대출 수요가 얼마나 되는지, 그에 따라 가계대출이 얼마나 늘어날지를 따져보고 있다.
실수요자 지원과 관련해 일부에서 요구하는 주택담보대출비율, 즉 LTV 완화는 이번 검토 대상에서 사실상 빠진 것으로 보인다. LTV는 집값 대비 얼마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를 뜻하는 비율인데, 정부는 지난해 6·27 규제와 같은 해 10·15 규제를 통해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대출 한도를 연이어 낮췄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와 무주택자 사이에서는 대출 한도 6억원 규제 완화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즉 DSR 완화, 청년층의 미래소득을 반영하는 장래소득 인정제도 확대 같은 요구가 나왔지만, 당국은 주택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LTV를 풀면 집값 상승 기대만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금융 지원은 수요자 대출을 크게 풀기보다, 비아파트 공급 확대나 프로젝트파이낸싱 공적 보증 확대처럼 공급자 자금 지원 쪽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원회와 국토교통부의 추가 부동산 금융 대책은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시차를 두고 이달 중순께 나올 가능성이 거론되며, 이 같은 흐름은 집값 자극은 피하면서도 공급 차질만 막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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