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고령층 신용대출 연체율 급증, 금융당국 긴장

| 토큰포스트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이 올해 들어 뚜렷하게 상승한 가운데, 특히 20대 이하 청년층과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부실 조짐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6월 말 기준 개인 신용한도대출, 이른바 마이너스통장 연체율은 0.22%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0.18%보다 0.04%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39조9천억원에서 43조3천억원으로 8.5% 늘었지만, 연체액은 711억원에서 947억원으로 33.2% 급증했다. 전체 한도 대비 실제 사용 비율인 소진율이 45%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일부 차주가 한도를 끝까지 쓴 뒤 이자 상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전체 신용대출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0.35%로 지난해 말보다 0.05%포인트 상승했고, 잔액은 103조4천억원에서 107조1천억원으로 3.6% 늘어난 반면 연체액은 3천140억원에서 3천750억원으로 19.4% 증가했다.

은행권은 이런 변화의 배경으로 증시 조정의 충격을 지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주가가 급등하는 과정에서 대출을 이용한 이른바 빚내서 투자, 즉 레버리지 투자 수요가 커졌는데, 이후 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밀리면서 상환 부담이 취약 차주에게 먼저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코스피는 6월 19일 장중 9,385.59로 최고점을 찍은 뒤 같은 달 말 8,000 초반대로 내려왔고, 7월 29일에는 5,262.77까지 떨어졌다. 시중은행들은 주가 하락이 7월 들어 더 가팔랐던 만큼 연체율 역시 이후 추가로 높아졌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연령대별로 보면 취약성은 더 분명하다. 5대 은행의 6월 말 기준 마이너스통장 연체율은 60대 이상이 0.37%, 20대 이하가 0.33%로 전체 평균 0.22%를 웃돌았다. 30대는 0.19%, 40대는 0.19%, 50대는 0.21%였다.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지난해 말과 올해 6월 말 모두 1조원으로 같았던 20대 이하의 경우에도 연체액은 25억원에서 33억원으로 32.0% 늘었다. 60대 이상은 잔액이 4조원에서 4조5천억원으로 12.5% 증가하는 동안 연체액은 135억원에서 166억원으로 23.0% 늘었다. 마이너스통장을 포함한 전체 신용대출에서도 20대 이하 연체율은 0.67%, 60대 이상은 0.59%로 전체 평균 0.35%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소득과 자산 축적이 충분하지 않은 청년층, 은퇴 이후 고정 소득이 줄어든 고령층이 투자 손실과 이자 부담을 동시에 떠안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증권사에서 보유 주식을 담보로 현금을 빌리는 증권담보대출에서도 고령층 쏠림은 뚜렷했다. 국내 10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스퀘어, 삼성전자 우선주, 삼성전기 등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을 담보로 실행한 증권담보대출 잔액은 올해 5월 말 2조9천2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4.3% 늘었다. 이 가운데 60대 이상 비중은 1조8천283억원으로 전체의 63.0%에 달했다. 증권담보대출은 담보 주식 가격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추가 자금을 넣어야 하고, 이를 채우지 못하면 반대매매(증권사가 담보 주식을 강제로 처분해 대출금을 회수하는 방식)가 이뤄질 수 있다. 최근 반도체 관련 대형주가 크게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담보 가치 하락과 투자 손실이 한꺼번에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국은행도 6월 초 발표한 ‘개인 레버리지 주식투자 현황 및 평가’ 보고서에서 개인의 신용융자와 증권담보대출이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났고, 주가 조정 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져 변동성을 더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결국 이번 수치는 단순한 투자 실패를 넘어 가계부채 건전성 문제로 번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자산 가격이 급등할 때 확대된 레버리지 투자가 조정 국면에서 가장 약한 고리부터 흔들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이 취약 차주와 고위험 투자 대출의 상태를 더 세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주가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경우 청년층과 고령층의 연체 확대, 반대매매 증가, 소비 위축으로까지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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