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여성의 급여 일자리가 남성을 넘어섰지만, 대학 졸업 직후부터 임금 격차가 나타났다. 여성의 일자리 증가와 소득 수준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은 셈이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2026년 8월 비농업 일자리가 16만2000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여성 일자리는 15만8000개 늘었다고 포춘은 전했다.
여성이 미국 급여 일자리에서 남성을 앞선 것은 역사상 세 번째다. 앞선 사례는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으로, 당시에는 건설·제조업 등 남성 비중이 높은 일자리가 경기 침체로 줄었다.
이번 변화는 경기 침체 없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이전 사례와 다르다. BLS는 음식 서비스·주점과 지방정부 교육 부문에서 고용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고용 규모와 임금 수준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미국대학고용주협회(NACE)는 2023년 학사 학위 졸업자의 평균 초임을 여성 5만9778달러(약 8040만원), 남성 7만2190달러(약 9700만원)로 집계했다.
여성의 초임은 남성 1달러당 약 83센트 수준이었다. 임금 격차가 노동시장에 진입한 직후부터 나타났다는 의미다.
졸업 후 1~7년 차 학사 학위 보유자의 평균 소득도 여성 6만3822달러(약 8580만원), 남성 7만8114달러(약 1억500만원)로 집계됐다. 여성 소득은 남성의 약 82%였다.
NACE 조사에서 남성은 제조업, 금융·보험·부동산, 건축·엔지니어링 분야에 상대적으로 많이 종사했다. 여성은 교육, 보건의료·사회복지,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에 더 많이 분포했다.
NACE는 여성 비중이 높은 업종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업종별 고용 분포가 성별 임금 격차의 한 요인으로 제시된 것이다.
BLS는 2025년 전일제 임금근로자의 주당 중위소득을 여성 1089달러(약 146만원), 남성 1326달러(약 178만원)로 집계했다. 여성의 중위소득은 남성의 82.1%였다.
25세 이상으로 범위를 좁히면 여성은 주당 1143달러(약 154만원), 남성은 1395달러(약 188만원)를 벌었다. 여성의 상대 임금은 81.9%로 더 낮아졌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격차가 커지는 배경으로는 육아와 경력 단절이 거론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클라우디아 골딘(Claudia Goldin)은 첫 자녀 출산 이후 여성의 소득 증가 속도가 남성보다 느려지는 현상을 연구해 왔다.
미국경제학회에 게재된 골딘 등의 연구는 대학 졸업자의 임금 격차가 졸업 후 초기 7년 동안 크게 확대된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남성이 더 높은 임금을 주는 직무·산업·기업으로 이동하는 현상과 기업 내부의 성별 승진 차이를 주요 요인으로 제시했다.
남성의 노동시장 참여율 하락도 고용 구조 변화에 영향을 줬다. BLS는 2026년 8월 20세 이상 남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을 69.4%로 집계했으며, 성인 남성 실업률은 4.0%, 성인 여성 실업률은 3.5%였다.
미국 여성 노동참여율과 유연근무의 관계는 앞서 본지에서도 다뤘다. 여성의 일자리 수가 남성을 앞섰다는 통계가 전체 소득이나 고임금 일자리 비중에서도 우위를 뜻하는 것은 아니며, 업종별 임금과 육아 부담, 경력 유지 여부에 따라 성별 소득 격차는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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