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으로 치솟은 에너지 가격이 2026년과 2027년 물가를 1.5~2%p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결제은행(BIS)은 19일 게재한 워킹페이퍼 'Inflation after the Iran war'(Working Paper 1384)에서 2026년 5월 기준으로 이렇게 추정했다. 분석 대상은 유로존, 영국, 미국이다.
보고서를 쓴 리카르도 레이스(Ricardo Reis)는 충격이 물가에 닿는 경로를 두 층으로 나눴다. 첫째는 유가와 가스 가격이 오르면서 곧바로 가격에 반영되는 직접 효과다. 둘째는 이 충격이 다른 상품·서비스 가격과 기대 인플레이션, 재정 정책을 거치며 번지는 간접 효과다. 보고서는 상승분의 대부분이 에너지 비용과 그 영향을 받은 다른 품목 가격에서 나온다고 봤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0.3~0.4%p가 더해질 수 있다고도 추정했다.
출발점은 전쟁으로 석유·가스·비료 공급에 차질이 생기며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충격이 경제 전반으로 퍼지는 길목을 네 가지로 짚었다. △기업의 가격 조정 방식 △가계와 기업의 물가 기대 변화 △정부의 재정 대응 △중앙은행 물가 목표에 대한 신뢰다. 분석에는 물가, 물가 기대, 재정 지표, 금융시장 가격을 함께 썼다.
핵심은 에너지 충격이 일회성 가격 상승에 그칠지, 더 크고 지속적인 물가 상승으로 번질지가 경제 내 전이 경로에 달렸다는 점이다. 레이스는 워킹페이퍼에서 2026년 5월 시점 자료 기준으로 물가 영향이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어 '일시적 충격'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후 전쟁 전개에 따라 추정은 달라질 수 있다.
정책 대응에 대해서는 양쪽 위험을 함께 경고했다. 충격을 무시하면 물가 상승이 굳어질 수 있고,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면 불필요한 경제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재정 정책의 효과는 불분명하다고 적었다.
이란 전쟁발 에너지 충격은 물가 지표에서 이미 확인되고 있다. 본지는 앞서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4% 오르고 에너지 물가가 14.7% 뛰었다고 전했다. 연료값 부담이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도 있었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정유능력 감소와 재고 부족으로 연료값 부담이 2027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번 보고서의 분석 대상에 국내는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00%이고, 다음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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