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 브리핑] 이란, 공식 서명 통한 종전 조건 충족 촉구...미 투자은행, 앤트로픽 630억달러 우회 지원

| 김민준 기자

이란이 공식 서명을 통한 종전 조건 충족을 촉구하면서 브렌트유 가격이 하락했다. 미국 주요 투자은행들은 앤트로픽에 대한 대규모 우회 금융 지원에 참여해 AI 관련주의 상승을 뒷받침했다. 다만 중동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고 AI 투자 위험의 금융권 전이 가능성도 제기됐다.

28일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모흐센 레자이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과 만나 이란의 이익 보호와 호르무즈 해협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공식 서명을 통해 전쟁 종식을 위한 이란의 조건을 충족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시장은 이를 미국과의 갈등을 끝내기 위한 외교적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했다. 전날 종료된 사우디아라비아·파키스탄·튀르키예 대표단과 이란 대표단의 회의에서도 양측은 평화와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화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앤트로픽 우회 지원에 AI주 강세…순환 금융 위험도 제기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 모건스탠리 등 주요 투자은행은 630억달러 규모의 앤트로픽 우회 지원에 참여한다. 특수목적법인(SPV)을 설립해 채권 발행과 대출로 자금을 마련하고, AI 가속기와 네트워크 장비 개발을 맡는 브로드컴으로부터 제품을 구매해 앤트로픽에 임대하는 방식이다. 앤트로픽이 직접 차입하는 대신 별도 법인이 자금 조달과 장비 구매를 담당하는 구조다. 브로드컴은 일정 기간 사용한 장비의 잔존가치가 당초 예상보다 낮아지면 차액을 보전하는 지원도 제공한다.

시장은 AI 거품론과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반발 속에서도 대형 투자은행들이 AI 인프라 확충을 적극 지원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반도체를 비롯한 AI 관련주의 주가가 대부분 강세를 보였다. 일부에서는 반도체 기업의 투자 지원 능력이 새로운 경쟁 요소로 부상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방가 세계은행 총재 역시 AI 투자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실제 자금은 충분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번 지원이 또 다른 형태의 ‘순환 금융’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무디스는 앤트로픽의 경영이 악화되거나 장비 가치가 급락하면 브로드컴과 대출을 제공한 투자은행들로 위험이 전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인프라 투자 지원 확대에 대한 기대와 함께 거래 구조에 따른 위험 부담도 부각됐다.

미국 주가·달러·국채금리 상승…브렌트유는 하락

27일 미국 S&P500은 AI 우려 완화와 반도체 관련주 강세에 힘입어 0.60% 오른 7,722.6을 기록했다. 유럽 스톡스600은 미국 증시의 영향과 광산 관련주 강세로 0.47% 상승한 643.68에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는 1.73% 오른 63,268을, 한국 KOSPI는 3.09% 상승한 5,638.3을 나타냈다. 미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보여주는 VIX는 4.73% 하락한 17.52를 기록했다.

달러화지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일부 매파적 내용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 등으로 0.38% 상승한 102.35를 나타냈다. 유로화 가치는 0.44% 하락해 유로당 1.1125달러를 기록했고, 엔화 가치는 0.28% 떨어져 달러당 157.95엔을 나타냈다. 뉴욕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 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3.0원 높은 1,326.7원이었다. 1개월물 차액결제선물환(NDF)은 1,326.3원으로, 스왑포인트는 -0.95원이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양호한 9월 내구재 수주 등의 영향으로 1bp 상승한 5.00%를 기록했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뚜렷한 방향성이 부족한 가운데 유가 약세 등을 반영해 1bp 하락한 3.36%를 나타냈다. 일본 10년물 금리는 1bp 상승한 2.81%였다.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bp 낮아진 25bp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이란의 종전 관련 발언과 외교적 대화 소식 등을 반영해 1.67% 하락한 배럴당 113.88달러에 거래됐다. 다만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정유시설 공격 등이 이어져 중동의 긴장 완화는 제한적이었고, UBS는 연말 브렌트유 전망치를 100달러에서 110달러로 높였다.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가 연말 90달러, 내년 평균 80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정유설비 가동 중단 등에 따른 석유제품 공급난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 가격은 1.08% 오른 4,060.1달러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별도 도표로 S&P500·KOSPI, 미국·한국 10년물 국채금리, 달러인덱스·원·달러 환율, 브렌트유·유럽 천연가스, VIX·MOVE, 달러·원 스왑베이시스·한국 CDS의 흐름도 제시했다.

미국 소비심리 반등…유럽 대출 위축·중국 업종 격차 확대

미국의 10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91.7로 전월 84.2에서 상승해 예상치 81.0을 웃돌았다. 휘발유 가격 하락 등에 힘입어 4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반면 9월 신규주택판매는 연환산 67만6,000채로 전월 68만채보다 감소했다. 9월 내구재 수주는 기업 설비투자 호조 등으로 전월 대비 1.8% 늘어 전월의 0.1%보다 증가세가 강화됐다.

유럽중앙은행(ECB) 조사에서 역내 은행의 대출 담당자들은 대출 조건을 강화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대출 수요 역시 감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국립통계연구소가 발표한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80.0으로 전월 85.0보다 하락했다. 이는 2013년 6월 이후 최저치로, 국정 불안과 고물가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중국의 9월 공업부문 기업이익은 전년 동월 대비 14.4% 늘어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연초 이후 이익 증가율은 둔화하고 있으며 업종 간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 중국 5년물 국채수익률은 장중 1.34%까지 하락해 관련 기록이 집계된 2002년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일본의 9월 기업 서비스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해 전월 3.4%보다 오름세가 강해졌다. 중동전쟁에 따른 운송비 증가와 인건비 부담 확대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현지시각 28일 주요 경제 일정으로는 미국의 10월 FOMC와 캐나다 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돼 있다. 독일의 11월 GfK 소비자신뢰도 발표된다.

해외 평가, 통화주의 예측력·AI 위험관리 한계에 주목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추진하는 통화주의 부활은 취약한 단기 예측력 등을 고려해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파이낸셜타임스). 워시 의장은 태스크포스를 통해 물가 통제의 핵심을 통화량 관리에서 찾는 통화주의의 부활을 예고했으며, 팬데믹 이후 통화량 급증과 인플레이션 발생, 오랫동안 통화량이 물가 예측의 확실한 신호였다는 견해가 그 배경이다. 그러나 통화주의는 1980년대 이후 물가 예측력이 떨어지며 쇠퇴했고, 2022년 유럽의 인플레이션도 외부 공급 충격에 따른 에너지·식품 가격 상승이 원인이었으며, 일부 영란은행 연구는 단기 통화정책 결정에서 통화주의가 유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AI 분야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비 회수에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과 기업들의 증자·차입 확대는 투자 지속 가능성 우려와 위험관리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투자자들은 현금·국채·가치주로 자산을 분산하고 파생상품으로 주가 하락에 대비하지만, 인플레이션에 따른 현금의 실질가치 하락과 금 가격 변동성, 헤지 비용 상승으로 방어에 한계가 있으며 AI 투자와 금융시장 전반의 연계성이 높아 대체 투자처 확보도 어렵다. 이와 함께 영국 증시는 낮은 주가 수준과 양호한 기업 현금 흐름 등으로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사모펀드 업계는 2028~2029년 만기가 돌아오는 3,000억달러 규모 대출의 연장을 추진하지만, 과거 저금리로 조달한 자금을 현재의 높은 금리로 차환해야 해 비용 증가 압박을 받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 관련 대출의 상당 부분은 AI의 영향으로 경쟁력 약화가 제기되는 소프트웨어 기업에 집중돼 있다. 사모펀드는 통상 일부 투자 실패를 예상하지만 그 규모가 예상 수준을 넘으면 이미 부진한 실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다른 펀드의 자금을 활용하는 고육지책도 시도하고 있으나 대출 연장이 어려우면 투자금의 일부 손실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아울러 미국의 대이란 압박은 공습 확대보다 봉쇄와 경제적 수단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AI 산업에 대한 불안은 주식과 채권시장으로 확산되며 변동성지수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로이터). 모건스탠리는 2027년에도 AI 관련 투자 지출이 5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지만,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은 차입 의존도가 높은 기업의 재무 위험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최근 변동성지수가 상승하고도 장기 평균을 밑도는 현상에 대해 소시에테제네랄은 변동성지수 시장의 대규모 하방 포지션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했다. AI 우려가 증시와 채권시장 등으로 번지는 상황에서 중간선거와 중동전쟁의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 변동성지수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일본의 데이터센터 건설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 등에 힘입어 사회적 반발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블룸버그).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반발과 관련해 일본의 전력 공급 여건이 주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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