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위 주택 매매가격이 전년 대비 0.1% 하락했고, 중위 월세는 3년여 만에 연간 상승으로 돌아섰다. 다만 10월 월세는 전달보다 0.3% 낮아 비교 기간에 따라 흐름이 달랐다.
레드핀(Redfin)은 10월 25일까지 4주간 집계한 자료에서 미국 중위 매매가격이 38만9601달러(약 5억2207만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1% 낮았다고 밝혔다.
매매가격은 직전 주에 이어 2주 연속 내렸다. 직전 주 하락률은 0.2%였으며, 이번 하락으로 3년 넘게 이어진 연간 상승 흐름이 멈췄다.
주택 구입자의 월 상환 부담은 여전히 컸다. 주간 평균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32%로 한 주 전 7.4%보다 낮아졌지만, 중위 월 상환액은 2786달러(약 373만원)로 전년보다 10.7% 높았다. 레드핀 기록상 직전 주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잠정 매매 건수도 줄었다. 기존 주택의 매매 계약은 체결됐지만 거래가 끝나지 않은 건수를 뜻하는 잠정 매매는 전주보다 1.8% 감소해, 2021년 자료 집계를 시작한 뒤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신규 매물은 전주보다 0.6% 줄어 올해 들어 가장 적었다. 반면 판매 대기 중인 주택 전체 수는 0.3% 늘었다. 레드핀은 전국적으로 매도 희망자가 매수자보다 수십만 명 많아 구매자의 협상력이 10년여 만에 가장 커졌다고 집계했다.
임대시장에서는 연간 상승률이 플러스로 돌아섰다. 아파트리스트(Apartment List)는 10월 보고서에서 미국 중위 월세가 1384달러(약 185만원)로 지난해 10월보다 0.1% 올랐다고 발표했다. 연간 상승률이 플러스로 전환한 것은 3년여 만이다.
월간 흐름은 달랐다. 10월 월세는 9월보다 0.3% 낮아 2개월 연속 내렸다. 따라서 ‘월세 상승’은 전달이 아니라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한 결과다.
아파트리스트는 최근 수년간 이어진 대규모 공동주택 공급이 임대료와 점유율을 압박했다고 설명했다. 2024년에는 새 공동주택 60만 가구 이상이 공급됐고, 이는 1986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가장 많은 물량이었다. 이후 신규 공급 속도가 둔화하면서 임대시장이 점차 균형을 찾아가는 흐름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크리스 살비아티(Chris Salviati) 아파트리스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공실률은 점차 낮아지고 있지만, 임대료 할인 혜택 지표는 여전히 약한 흐름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실률과 임대료가 개선되는 조짐에도 임대인들이 세입자를 유치하려는 경쟁은 계속된다는 뜻이다.
공동주택 공실률은 10월 7%로 집계됐다. 2월의 7.3%에서 낮아졌지만, 아파트리스트가 2017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수준에서 내려온 것이다. 보고서는 공실률이 장기 평균보다 여전히 높다고 덧붙였다.
신규 계약에 한 달 치 월세 이상에 해당하는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공동주택은 전체의 32%였다. 이 비율은 1년 전보다 4%포인트 높다. 할인 혜택에는 월세 인하뿐 아니라 현금 환급과 상품권, 무료 편의시설 등이 포함된다.
임대 물건이 올라온 뒤 계약되기까지 걸리는 기간도 길어졌다. 10월 계약된 주택은 매물로 나온 뒤 평균 36일이 지나 임대됐으며, 이는 9월보다 이틀 늘어난 수치다. 아파트리스트가 기록을 시작한 2019년 이후 10월 기준으로 가장 길었다.
지역별 임대료 흐름은 엇갈렸다. 아파트리스트가 추적하는 인구 100만명 이상 대도시 55곳 가운데 35곳에서 월세가 전년보다 올랐다. 샌프란시스코 대도시권은 13%, 산호세는 9% 상승했지만, 피닉스는 2.5%, 샌안토니오는 3.8% 하락했다.
집값이 소폭 내렸다고 주택 구입자의 월 부담까지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중위 월 상환액은 전년보다 10.7%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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