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000억유로 더 저축한 유로지역, 역내 투자 통로 부족

| 최윤서 기자

유로지역은 최근 10년간 역내 생산적 투자보다 연평균 약 3000억유로를 더 저축했다. 주택 건설을 제외한 생산적 투자의 15%에 해당하는 규모다.

파비오 파네타(Fabio Panetta) 이탈리아 중앙은행(Banca d'Italia) 총재는 10월 30일 로마에서 열린 세계 저축의 날 연설에서 “문제는 저축 부족이 아니라 유럽 안에서 수익성 있게 운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저축을 혁신기업의 성장자금으로 연결할 통로가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이탈리아 중앙은행 연설문

유로지역은 해마다 국민총소득의 4분의 1을 저축한다. 2024~2025년 유로지역에서 미국으로 향한 총자본 흐름은 연평균 7850억유로였다. 예금·대출·무역신용 등이 포함돼 미국 기술기업 주식 매입액과는 구분된다.

파네타 총재는 미국의 대형 기술기업이 자본을 상당 부분 끌어들였다고 설명했다. 2019~2025년 미국의 부가가치 증가 속도는 유럽의 두 배였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가장 혁신적인 미국 기업의 연구개발 지출은 지난 10년 사이 유럽 기업의 8배에서 17배로 벌어졌다. 인공지능(AI) 공급망에서도 유럽이 미국보다 뒤처졌다는 평가다.

가계 자산 구성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투자펀드를 통해 보유하거나 직접 보유한 상장주식이 가계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유럽 5%, 미국 25%였다. 비상장기업 지분까지 포함한 지분성 자산 비중은 유로지역 20%, 미국 35%였다. 두 비교는 포함하는 자산 범위가 다르다.

파네타 총재는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를 저축을 모아 초기 혁신기업의 위험을 분산하는 통로로 들었다. 유럽 자본시장의 분절이 전문 중개기관의 성장을 제약한다며 자본시장 통합을 촉구했다. EU는 가계 저축을 역내 기업 투자로 연결하는 저축·투자연합 구상도 추진해 왔다. 유럽연합(EU) 경제·재무이사회는 10월 9일 자본시장 통합·감독 패키지의 핵심 협상 입장에 합의했다. EU 이사회 회의 결과

같은 행사에서 잔카를로 조르제티(Giancarlo Giorgetti) 이탈리아 경제·재무부 장관은 은행에 중소기업 대출을 늘릴 것을 요구했다. 그는 2026년 8월 소기업 대출이 전년 동월보다 4.6% 줄고 대기업 대출은 4.7% 늘었다고 밝혔다. 기업의 대출 수요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파네타 총재가 자본시장에 초점을 맞췄다면 조르제티 장관은 은행 대출의 격차를 짚었다. 조르제티 장관 연설문

파네타 총재는 이탈리아 중앙은행의 10월 30일 연설에서 유로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월 이후 두 배인 3.8%에 이르렀으며, 상승분 대부분이 에너지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물가가 목표를 장기간 웃돌고 상승 위험이 큰 만큼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0월 29일 예금금리 2.50%, 주요 재융자금리 2.65%, 한계대출금리 2.90%를 모두 동결했다. ECB는 향후 금리 경로를 미리 약속하지 않고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회의마다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파네타 총재의 발언은 조건부 전망이며 ECB의 공식 금리 경로 발표와는 별개다. ECB 결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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