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가스 저장률, 추위·호르무즈 차질 땐 10%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

| 김미래 기자

유럽연합(EU)이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천연가스 재고로 2026~2027년 겨울 난방철에 들어섰다. 평년보다 추운 날씨와 호르무즈 해협의 액화천연가스(LNG) 운송 차질이 이어지면 2027년 3월 말 저장률이 가동 용량의 10%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3일 발표한 ‘2026 세계 가스 공급 안보 보고서’에서 EU의 난방철 시작 시점 재고가 2013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밝혔다. 저장률은 가스 저장시설의 가동 용량 가운데 실제 가스로 채워진 비율이다.

10% 미만은 현재 저장률이나 확정 예측치가 아니다. 평년보다 추운 날씨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LNG 운송 차질의 지속을 함께 가정한 시뮬레이션 결과다.

유럽은 저장고에 가스를 채우는 시기를 지나 재고를 꺼내 쓰는 난방철에 들어섰다. IEA는 낮은 출발 재고가 공급 차질을 흡수할 여력을 줄이고, 겨울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국제 LNG 공급 의존도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저장고에 남은 양뿐 아니라 필요한 때 가스를 얼마나 빠르게 꺼낼 수 있는지도 변수다. IEA는 저장률이 가동 용량의 30% 아래로 내려가면 가스 인출 속도가 대체로 느려진다고 밝혔다.

저장률이 낮은 상태에서 추가 한파나 설비 고장, 다른 공급 중단이 발생하면 유럽 시장의 공급 여력이 더 줄어들 수 있다. IEA는 이런 상황에서 저장고의 낮은 재고와 인출 속도 둔화가 함께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의 재고 부족은 국제 LNG 시장의 화물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럽의 낮은 저장률과 아시아·남미 일부 LNG 수입국의 제한된 저장 능력이 맞물리면 목적지를 바꿀 수 있는 LNG 화물을 두고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는 게 IEA의 분석이다.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는 이런 경쟁이 LNG 현물가격에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이는 특정 가격이나 상승 폭을 제시한 전망이 아니라, 가용 화물을 둘러싼 경쟁이 심해질 가능성에 대한 분석이다.

겨울 말 저장률이 낮아지면 2027년 여름 저장고를 다시 채우는 데 필요한 가스 물량도 늘어날 수 있다. IEA는 이로 인해 시장의 빠듯한 공급 여건이 다음 해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앞서 본지는 유럽 가스 선물이 장중 100유로를 넘을 때 EU 저장률이 75%였다고 보도했다. 당시 같은 시기의 10년 평균 저장률은 약 90%였다. 당시 75%는 해당 시점의 저장고 충전 비율이며, 이번 10% 미만은 2027년 3월 말 조건부 시뮬레이션으로 기준 시점이 다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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