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구 가운데 26%만 아스펜연구소가 제시한 '필수 자산' 기준을 충족했다.
조애나 스미스-라마니(Joanna Smith-Ramani) 아스펜연구소(Aspen Institute) 금융안정프로그램 공동책임자는 5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간) 실린 포천(Fortune) 기고문에서 “부는 사치가 아니다”라고 썼다.
아스펜연구소는 가계가 청구서를 낼 수 있는지뿐 아니라 재정 충격을 견디고 미래를 계획하는 데 필요한 자산을 갖췄는지도 측정하기 위해 이 지표를 만들었다. 지표가 다루는 범위는 재정적 회복력과 번영, 삶의 안정까지다.
'필수 자산' 단계는 주택이나 퇴직계좌처럼 가치가 오를 수 있는 자산을 여러 개 보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위험을 감수하거나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 예금 잔액이나 주택 한 채의 가치만으로 판단하는 기준은 아니다.
30대 가구의 예시 기준으로는 순자산 12만달러(약 1억6080만원)와 실수령 소득 6주치에 해당하는 현금성 저축이 제시됐다. 이는 해당 연령대 모든 가구에 똑같이 적용되는 금액이 아니라 지표를 설명하기 위한 예시다.
순자산은 보유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이다. 현금성 저축은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저축을 뜻한다.
가구별 자산 단계 추정치는 아스펜연구소 금융안정프로그램이 2022년 미국 가계금융조사(Survey of Consumer Finances)의 저축·자산 자료를 분석해 산출했다. 아스펜연구소 보고서에 지표와 산출 기준이 담겼다.
◇ 중간 단계와 연령별 격차
미국 가구 중 가장 큰 비중인 43%는 중간 단계에 머물렀다. 이들은 '필수 자산' 기준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분류됐다.
이 단계의 가구는 순자산으로 연방 빈곤선 기준 3개월치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다. 다만 실질적인 재정 회복력과 자산을 늘릴 기반을 갖추는 데 필요한 수준에는 못 미친다.
아스펜연구소는 이들이 주택 계약금을 마련하기 어렵거나 자동차 수리비를 위한 저축과 퇴직 저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지출에 대비하는 동시에 장기 자산을 쌓기 어렵다는 뜻이다.
나이가 들어도 격차는 이어졌다. 50~64세 가구 가운데 '필수 자산' 기준에 도달한 비율은 24%로, 은퇴를 앞둔 연령대에서도 다수가 해당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 자산 가치 상승과 가계의 회복력
아스펜연구소는 주택과 같은 자산을 보유하지 못한 가구가 재정 충격에 더 취약할 뿐 아니라 자산 가치 상승에 따른 이익도 얻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고문은 최근 수십 년간 자산 가치가 소득보다 빠르게 상승했다고 짚었다.
2000~2024년 물가상승분을 반영한 미국 주택가격은 약 60% 올랐고, 같은 기준의 S&P500 총수익률은 약 200%였으며 실질 가구 중위소득은 약 15% 증가했다.
가계가 연료·식품·주거·의료·보육 등 기본 지출에 소득 대부분을 쓰면 경제 전반도 더 취약해질 수 있다. 일자리를 잃거나 의료비를 부담하는 충격이 소비 축소와 부채 증가로 이어지고, 가계가 더 뒤처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과 자산이 있으면 가구가 선택을 줄이거나 계획을 포기하지 않고 충격에서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아스펜연구소의 설명이다. 연구소는 이 지표를 가계의 자산 형성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그 효과를 측정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번 추정은 미국 가구를 대상으로 해 국내 가구의 자산 기준으로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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