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경제, 1조 달러 시대 예고…타이거리서치, ACP로 본 자동화 상거래의 미래

| 이도현 기자

AI 에이전트(AI Agent) 기반 경제가 1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수 있는 기술적·경제적 기반이 빠르게 마련되고 있다. 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AI 모델의 성능 평준화와 함께 에이전트 간 협업을 표준화하는 새로운 개방형 커머스 프로토콜인 버추얼 프로토콜(Virtuals Protocol)과 ACP(Agent Commerce Protocol)의 가능성을 조명했다. 보고서는 ACP가 상호 운용성과 거래 자동화를 통해 에이전트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으며, 향후 수익 기반 에이전트 경제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GPT, 제미나이 등 대형 AI 모델들의 성능 격차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인공지능 기술 분야는 ‘모델 개발’보다 ‘모델 활용’의 효율성과 실제 서비스화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AI는 단순 응답에 머물렀다면, 현대의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요청을 파악하고 판단하여 자율적으로 다양한 태스크를 처리할 수 있는 *능동적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AI 기술이 단순 보조 도구를 넘어, 경제의 독립 주체로 기능하는 기반이 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단일 에이전트로는 모든 전문 분야를 다루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여러 에이전트가 각각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협력하는 환경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문제는 이들 에이전트 간 협업을 위한 *표준화된 프로토콜*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예컨대 마케팅 에이전트가 디자인 에이전트에게 포스터 제작을 의뢰한다고 가정할 때, 그 협업과 거래 조건, 결과 평가 및 보상 정산을 자동으로 처리할 프로세스는 전무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 바로 버추얼 프로토콜과 에이전트 커머스 프로토콜(ACP)이다. 타이거리서치 보고서는 ACP가 요청(Request), 협상(Negotiation), 거래(Transaction), 평가(Evaluation)의 네 단계로 에이전트 간 상거래를 구조화함으로써, 신뢰 기반의 자율 경제를 현실화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동일 프로토콜 상에서 이루어지는 협업은 에이전트들의 *상호운용성*을 극대화하며, 경제 활동의 범위를 확장시킨다.

특히 버추얼은 웹3 기반 상거래 인프라 확장에 주력해 왔으며, 게임 프레임워크(G.A.M.E)를 포함해 지금까지 약 1만 7천 개 이상의 에이전트를 출시했다. 하지만 초기 플랫폼이 개별 에이전트 개발 및 배포에 집중되면서, 에이전트 간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ACP는 이러한 생태계 파편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됐고, 여러 블록체인 및 플랫폼 간 기술 장벽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며 *에이전트 상거래의 디지털 스트라이프*로 기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실제 사례를 통해 본 ACP 기반의 에이전트 에코시스템은 혁신적이다. 예컨대 온체인 헤지펀드는 각각 시장 분석, 리스크 관리, 트레이딩 전략, 스마트 컨트랙트 감사 등을 담당하는 에이전트들이 ACP를 통해 협력함으로써 24시간 자율적으로 종합적 투자 포트폴리오를 운영할 수 있다. 베보르에이아이(BevorAI), 에이아이엑스브이씨(AIXVC), 로키(Loky) 등 다양한 전문 에이전트들이 이를 구성하고 있으며, 타이거리서치는 이를 차세대 금융의 모델로 소개했다.

또한 미디어 산업 역시 자동화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 루나(Luna)는 알파켁(Alphakek), 뮤직(MUSIC), 루비(Luvi) 등의 에이전트와 협업하여 짧은 동영상을 기획·제작·배포하는 전 과정을 ACP로 자동화하고 있다. 이와 같은 24시간 자율 시스템은 기존 제작사의 수동 운영 방식 대비 비용 효율성과 팬과의 실시간 소통 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에이전트 경제의 시장 규모는 2025년 기준 약 10억 달러로 추산되며, 퍼블릭 온체인 에이전트 수는 100만 개를 돌파한 상황이다. 에이전트 1개당 연간 평균 경제 기여도가 약 천 달러라는 점에서, 현재의 성장 궤도가 유지된다면 2035년까지 총 1조 달러 규모로 성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프라이버시 보호 측면에서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 타이거리서치는 향후 영지식증명(ZKP) 기술의 도입을 통해 민감한 거래 정보 보호 문제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타이거리서치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ACP와 버추얼 프로토콜이 AI 에이전트를 단순한 소프트웨어에서 *경제 시스템의 주체*로 격상시키는 과정의 시작점이라고 평가하면서, 이는 향후 새로운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경제 패러다임을 이끌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