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비트코인 2025년 연말 목표가 다시 쓰인다…‘실탄’이 방향을 정한다

| 한재호

비트코인이 다시 사상 최고가를 넘보며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2025년은 전통적인 사이클 이론이 힘을 잃고, ‘실제 돈(real money)’의 흐름이 가격을 결정짓는 시기로 전환되고 있다.

최근 시장은 단순한 호재를 넘어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 미 정부의 5조 달러 규모 부채한도 상향, 트럼프 대통령의 친시장 정책 기조, 그리고 메가 고래들의 ‘패닉 매수’가 맞물리며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더 근본적인 흐름—‘자금 유입의 규모’가 자리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들이 제시하는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비트코인 네트워크로의 자금 유입은 사상 최고치 바로 아래 수준까지 도달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ETF 매수세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다. 고래 투자자, 기관, 고액 자산가들의 매수세가 실제로 가격을 끌어올리는 실탄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애널리스트들은 기존에 제시했던 비트코인 연말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당초 2024년 12월 16일 기준으로 제시된 2025년 연말 목표는 16만 달러였다. 이후 올해 초에는 이를 14만~16만 달러로 조정했지만, 실제 유입 자금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시 현실적인 목표가를 제시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흥미로운 점은 과거 예측력이 예사롭지 않다는 점이다. 2022년 10월에는 바닥을 정확히 예측했고, 2023년 1월에는 연말 가격을 4만5천 달러로 제시해 실제 가격(4만3,613달러)과 근접했다. 2024년 초 제시한 7만 달러 목표도 트럼프 당선 전까지는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현재 시장은 ‘사이클 모델’이 아닌 ‘유입 자금 회귀분석 모델’에 기반해 움직이고 있다. ETF, 채굴자 수익, 고래 주소의 변화 등 각종 데이터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비트코인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 핵심은 실수요 기반 자금이다.

국내 상황도 이 흐름과 무관치 않다. 최근 들어 국내 고액 자산가 및 법인 투자자들이 간접 상품을 통해 비트코인 투자에 나서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ETF 허용 여부에 따라 이러한 흐름은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원화 기반 수탁 및 투자 인프라가 갖춰질 경우 한국도 글로벌 유입 자금 흐름에 본격적으로 편입될 수 있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하나다. “올해 비트코인은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까?”

전통적 기술적 분석이 한계를 보이는 이 시점에서, 해답은 자금 흐름의 크기와 속도에 있다. 실탄이 충분하다면, 그리고 그 실탄이 계속해서 비트코인 네트워크로 유입된다면, 시장은 지금보다 더 높은 곳을 향해 갈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에게 남은 과제는 이제 명확해졌다. 가격을 쫓기보다는, 자금을 추적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