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주식의 토큰화, 투자 기회의 문을 열다…타이거리서치가 본 구조 혁신

| 이도현 기자

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는 최근 보고서에서 벤추얼스, 저시, 프리스톡 등 다양한 사례를 분석하며 비상장 주식 시장에서 토큰화가 기존 금융 접근 장벽을 어떻게 낮추고 있는지 조명했다. 보고서는 높은 수익률로 주목받는 비상장 주식 시장이 전통적으로 기관과 고액자산가 중심의 폐쇄적 구조로 운영돼왔고, 이에 따라 일반 투자자들은 초기 수익 확보 기회에서 거듭 소외돼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토큰화 기술이 이런 구조적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비상장 주식을 토큰 형태로 변환하면 소액 단위 거래가 가능해지고, 글로벌 거래소 상장을 통해 유동성과 시장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이러한 토큰화는 단순히 형식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한 배당 자동화, 조건부 거래 등 프로그래머블 금융 기능을 통해 기존 금융의 제약을 넘어서는 구조적 전환을 가능케 한다고 분석했다.

벤추얼스의 경우 무기한 선물 구조를 통해 기초자산 없이도 비상장 주식 기반의 파생상품을 거래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는 복잡한 인증이나 투자자 자격 증명이 필요 없는 구조로, 데이터 결합과 트레이딩 환경 구성 면에서 개방성을 확보한 모델이다. 다만 오라클 의존성과 비상장 기업 가치평가의 불확실성은 리스크로 지적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 오라클 가격과 자체 거래가산 가격을 혼합하는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투기적 흐름에 따른 가격 왜곡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반면 저시는 실제 비상장 주식을 사들여 이를 1:1로 담보하는 구조로, 투자자는 실물 자산을 직접 가지진 않지만 배당금과 주가 변동에 따른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Proof of Reserve 시스템을 구축해 토큰의 실물 담보 여부도 실시간으로 검증 가능하다. 특히 10달러라는 낮은 최소 투자금 한도와 글로벌 투자자 대상 무자격 접근 허용 등으로 접근 장벽을 혁신적으로 낮췄다. 그러나 소규모 자산 기반의 구조 특성상 대규모 거래 시 유동성 위험과 가격 급변 가능성은 주의가 요구된다.

프리스톡은 미국 외 지역 이용자를 대상으로 22개의 비상장 주식 기반 토큰을 솔라나(SOL) 기반에서 제공하고 있으며, 주피터와 메테오라를 통해 24시간 거래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거래 수수료 없이 접근성과 편의성을 확보한 점이 특징이다. 그러나 일부 국가에서의 서비스 제한과 실물 자산 담보 상태를 뒷받침하는 구조적 투명성 확보 방안은 아직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지목된다.

타이거리서치의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다양한 실험에도 불구하고 해결돼야 할 핵심 과제들이 여전하다. 규제 불확실성, 기업들과의 법적 충돌, 실물 자산과의 연계 유지에 따른 운영 복잡성 등은 제도화와 확산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예컨대 2025년 6월 로빈후드가 OpenAI와 SpaceX 기반 토큰을 선보이자, OpenAI는 정식 파트너가 아니라고 즉각 반발하며 법적 문제까지 거론했다. 이는 비상장 기업들이 자신들의 지분·거버넌스를 통제하려는 의지가 여전히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프로젝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장 진입을 시도 중이다. 토큰화 기술은 소수 중심의 기존 자본시장 구조에 균열을 가할 수 있는 수단이자, 미래의 분산형 금융 시스템 형성에 기폭제가 될 수 있다. 개인 투자자들에게 균등한 기회의 장을 제공하는 의미 있는 시도인 셈이다. 타이거리서치는 이를 두고 “아직 초기 단계지만, 토큰화는 금융계의 구조적 불평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