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고액 사용자에 좌우되는 에이브”…카이코 리서치, 디파이 집중화 경고

| 이도현 기자

2025년 이더리움 기반 대출 프로토콜 에이브(Aave)의 사용자 구조가 보다 집중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디파이 생태계의 불균형 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카이코 리서치(Kaiko Research)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에이브의 전체 유동성과 활동의 다수가 소수의 고액 참여자에 편중돼 있으며, 이러한 집중 경향이 프로토콜 안정성에 시스템적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29%였던 10만 달러 이상의 예치 사용자가 2025년 초 37%로 증가했으며, 특히 100만 달러 이상의 사용자 비중은 11%까지 확대됐다. 반면 1,000달러 미만 스몰 예치자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15%에서 12%로 줄었다. 전체적으로 중대형 사용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추세다. 카이코 리서치는 이러한 구조적 변화가 자산 집중 뿐 아니라 사용자 활동 면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대형 사용자는 대부분 주간 단위의 빈번한 상호작용을 보이며, 소액 사용자는 한 달에 한 번 이하의 낮은 활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현재 에이브에서 대형 사용자 집단이 대부분의 스테이킹 기반 담보와 차입 활동을 주도하는 반면, 소규모 참여자들은 UST, USDC, ETH 등 전통적 자산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동 스테이킹 토큰(LST)과 유동 리스테이킹 토큰(LRT)의 채택 증가세가 눈에 띈다. weETH, rsETH, stETH, wstETH 등은 프로토콜 내 부채 구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으며, 이는 일부 정교한 사용자들이 새로운 자산 구조를 선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같은 자산 구조 다변화는 모든 사용자층에 균등하게 확산되지 않았다. 카이코 리서치 보고서에 의하면 LST 및 LRT 담보는 대부분 고래들의 차용 포지션에서 활용되며, 소규모 및 중간 사용자들은 여전히 ETH 기반 담보에 집중하고 있다. 2025년 3월 기준, 상위 예치자들의 차용에서 57%가 LST·LRT로 구성된 반면, 하위 사용자들의 차용 91%는 전통적 자산으로 구성됐다.

위험 성향 또한 양극화되고 있다. 리서치는 건강 지수를 기준으로 사용자의 포지션 안전성을 분석한 결과, 소규모 사용자의 70% 이상이 차입을 하지 않아 사실상 청산 리스크가 없는 높은 안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대규모 사용자는 청산 임계값에 가까운 위험 포지션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10만 달러 이상 예치자의 절반 이상이 건강 지수 1~5 구간에 포진하며, 이는 높은 레버리지 상태로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과 일치한다.

카이코 리서치는 이 같은 구조가 디파이의 개방성과 분산성 원칙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소수 고액 사용자 집단에 의존하는 시스템은 변화에 취약하고, 예기치 못한 자본 이탈 시 프로토콜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로토콜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안정성 유지를 위해서는 신규 진입 장벽 완화, 사용자 경험 개선, 접근성 제고 등의 온보딩 전략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