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체인 심포지엄] "스테이블코인, 금융 인프라로 도약"…아시아·기관 참여 가속

| 하이레 기자

글로벌 금융 패러다임을 흔드는 새로운 축으로 스테이블코인이 주목받고 있다. 패널들은 스테이블코인이 제도화와 토큰화를 거쳐 향후 금융 인프라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0일 서울 강남 조선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온체인 심포지엄에서 ‘스테이블코인과 차세대 금융 인프라’를 주제로 한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이번 토론에는 좌장을 맡은 김규진 타이거리서치 CEO를 비롯해 로스 에드워즈 리플 글로벌 금융기관 수석 이사, 임종규 레이어제로 아시아태평양 사업개발 및 게이밍 부문장, 라니아 라 온도 아시아태평양 세일즈 디렉터가 자리했다.

로스 에드워즈 리플 글로벌 금융기관 수석 이사는 자신이 10년 넘게 리플과 함께했다면서 "지난 10년 동안 금융기관들이 디지털 자산, 특히 스테이블코인 분야에 점점 더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초창기에는 기술 제공자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단순한 기술 솔루션을 넘어 규제 준수와 부가 서비스를 포함한 엔드 투 엔드(end-to-end) 솔루션을 요구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규제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는 여전히 초기 단계지만 규제적 진전이 무엇보다 핵심적"이라며 "미국 지니어스 법이 통과하고 클래리티 법안이 논의되는 중"이라며 "이러한 제도 정비가 산업 발전을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리플 이사는 "매일 10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이 이동하는 상황에서 리플이 자체 USD 스테이블코인을 공급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유동성을 심화시키고, 기관들이 결제 수요를 효과적으로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테이블코인은 지급 결제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 수 있으며 앞으로도 많은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아직 제도권 금융기관의 참여는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며 "디지털 자산과 블록체인 산업은 여전히 성장 초입에 있어 기관과 규제 당국이 함께 참여하기에 충분히 이른 시기"라고 강조했다.

임종규 레이어제로 아시아태평양 사업개발 및 게이밍 부문장은 먼저 수많은 체인으로 구성된 멀티체인 생태계에서의 연결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전 세계에 400개 이상의 레이어1, 레이어2 블록체인이 존재하며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이 가운데 자산을 체인 간에 이동하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거에는 중앙화된 보안 모델을 통해 자산을 래핑(wrapping)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브리지 해킹 사고가 전체 해킹의 60%를 차지하는 등 심각한 보안 리스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레이어제로의 기술적 해법을 통해 유동성 단절을 제거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크로스체인 자산 이동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시아의 자산 발행사들이 어떤 체인을 택하느냐보다 어떻게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집중하고 있으며 레이어제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단편화된 지역으로, 각국이 자국 통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컨대 일본 기업과 필리핀 기업이 무역 거래를 할 때 기존 시스템에서는 반드시 달러를 거쳐야 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원화, 엔화, 페소 등 각국 통화 간 직접 결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테이블코인은 국경 간 결제에서 속도와 비용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레이어제로의 차별성을 짚었다. 그는 "기관들은 크로스체인 통신을 검증하는 권한을 외부에 맡기지 않는다"며 "레이어제로는 페이팔 같은 발행사가 자체 검증 네트워크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 보안과 컴플라이언스를 직접 관리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점이 다른 크로스체인 서비스 제공업체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라니아 라 온도 아시아태평양 세일즈 디렉터는 온도가 걸어온 길을 소개하며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온도는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이자부 스테이블코인, 즉 토큰화된 미 재무부 채권을 발행한 회사"라며 "리테일 버전은 이미 여러 블록체인과 통합됐고, 기관 전용 펀드 역시 리플을 포함한 다양한 네트워크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은 사실상 최초로 시장에서 완전히 자리 잡은 실물자산(RWA)"이라며 "3000억 달러의 발행 규모를 기록했지만 아직 달러 공급 대비하면 극히 일부"라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기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준비금을 국채에 투자해 얻은 이익을 자체적으로 가져갔던 것과 달리, 온도는 이를 토큰화된 형태로 투자자에게 직접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토큰화된 미 재무부 채권은 단순히 4%대 금리를 얻는 안전자산에 머무르지 않는다"며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거나, 담보로 활용하거나, 이더리움·솔라나·수이·아비트럼 등 여러 체인에서 디파이( 서비스에 접목할 수 있는 다목적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자부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현금보다 훨씬 다양한 유틸리티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투자자들은 한때 40% 수익을 약속했던 고위험 프로젝트에 실망한 경험이 있다"며 "지금은 더 안전하고 규제 친화적인 상품을 원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온도의 이자부 스테이블코인은 파산 절연 설계와 제3자 일일 감사 체계를 갖춰, 발행사가 문제가 생기더라도 보유자가 기초 자산을 100% 환급받을 수 있게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온도는 전통 금융의 안정성과 온체인 생태계의 개방성을 결합해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한다"며 "이는 단순한 대체 통화가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10일 서울 강남 조선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온체인 심포지엄 2025’에서 발언하는 로스 에드워즈 리플 글로벌 금융기관 수석 이사 / 토큰포스트

패널들은 앞으로 스테이블코인의 전망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리플 수석 이사는 앞으로 12개월간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벌어질 변화에 대해 전망했다. 그는 "미국에서 지니어스법(Genius Act)이 통과되면서 스테이블코인 표준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이 법은 발행사 요건과 투자자 보호 기준을 강화하고, 파산 시 채권자 권리와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등 의미 있는 진전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는 스테이블코인을 더 신뢰할 수 있는 자산으로 만들 것이며,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제도 정비가 기관 참여 확대를 촉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높은 기준이 마련되면 금융기관들이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구축하기 쉬워진다"며 "앞으로 1년간 관련 변화가 빠르게 전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급 결제 수단으로서의 스테이블코인뿐 아니라 이자 수익을 창출하는 이자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들이 이를 기회로 보고 있으며 단순히 안전한 자산으로 머물지 않고 다양한 수익 모델을 탐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끝으로 그는 "스테이블코인의 표준화와 규제 확립이 향후 12개월간 가장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기관과 시장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부문장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점점 더 쉬워지고 있으며 단순한 자산이 아니라 금융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는 각국 경제 정책의 전략적 일부가 될 것이며, 특히 아시아 외환시장을 온체인으로 구현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경 간 송금이나 글로벌 상거래 등에서 스테이블코인의 효용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홍콩, 싱가포르, 일본에서는 제도화가 빠르게 진전되며 기관과 리테일 모두의 활용 사례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중앙은행, 시중은행, IT 플랫폼 간 조율 과제가 많아 아직 갈 길이 남아 있지만, 이를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앞으로 5년 안에 가장 의미 있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서구가 아니라 아시아에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 네이버, 알리바바, 위챗과 같은 슈퍼앱들은 막대한 사용자 데이터와 신뢰를 바탕으로 로열티 포인트나 결제 시스템을 스테이블코인화할 수 있다"며 "이는 전통 금융과 디지털 플레이어가 결합하는 새로운 국면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자산이 아닌 금융 인프라로 바라본다면 낮은 수수료, 편리성, 실질적 가치를 제공하는 혁신이 가능해진다"며 "앞으로의 변화가 매우 기대된다"고 전했다.

라니아 라는 "앞으로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토큰화된 공공 증권의 대규모 채택과 유통 확대"라며 "최근 선보인 번들 주식 상품은 출시 일주일 만에 TVL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였지만 여전히 수조 달러 규모 실물 시장에 비하면 극히 작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더리움에 론칭한 것이 첫 단계이며 앞으로 더 많은 체인으로 확장해 유틸리티와 분산성을 넓혀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다수의 기관이 머니마켓펀드를 토큰화하기 시작했고, 블랙록과 피델리티 같은 글로벌 자산운용사뿐 아니라 아시아 기반 파트너들도 속속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막 본격적인 토큰화 시대의 문이 열리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금융기관이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자산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는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며 앞으로 할 일이 많다"며 "토큰화 금융은 이제 막 본격적으로 확장되기 시작한 산업"이라고 덧붙였다.

온체인 심포지엄은 웹3 핵심 의제인 ‘온체인 금융의 미래’를 B2B 관점에서 조명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블록체인 미디어 ‘토큰포스트‘가 주최하고 코인리더스, 테더, 크립토닷컴이 공동 주관했다.

전통 금융권과 블록체인 기업이 함께 온체인 금융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이자 스테이블코인, RWA 등 새로운 온체인 인프라가 제도권 금융에 편입되는 구체적인 경로를 제시하는 무대이다. 온체인 기술의 잠재력과 파급력을 확인하고 온체인 자산이 미래 금융에서 어떤 위상을 차지하게 될지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행사 참석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