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1일, 미국 워싱턴 D.C.의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연준) 본부. 그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미국 중앙은행의 회의실에 AI,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자산이라는 단어가 울려 퍼졌다.
‘페이먼트 이노베이션 콘퍼런스(Payments Innovation Conference)’ — 이날 연준은 금융의 틀을 바꾸는 선언을 했다. 결제의 미래가 전자에서 디지털로, 디지털에서 지능과 코드의 세계로 옮겨가고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AI·블록체인·토큰화…새로운 문명이 열린 날
이날의 주제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었다. AI는 인간 대신 거래하고, 블록체인은 신뢰를 계산하며, 토큰화는 자산의 형태를 바꾼다. ‘돈’이 스스로 움직이고 계약이 스스로 실행되는 세상, 그 첫 논의가 중앙은행의 회의장에서 공식화됐다.
ARK인베스트의 캐시 우드(Cathie Wood)는 이렇게 말했다.
“AI와 블록체인은 21세기의 산업혁명입니다. 이 혁명은 세계 경제 성장률을 7% 시대로 끌어올릴 것입니다.”
그녀의 말은 단순한 예측이 아니라, 미국이 이미 ‘미래의 화폐 질서’를 설계하고 있다는 경고였다. AI와 블록체인, 스테이블코인, 그리고 토큰화 — 이것은 기술이 아니라 새로운 금융 주권의 언어다.
월가의 변화…“모든 자산이 결국 블록체인으로 간다”
이날 연준의 마지막 세션에서 월가의 CEO들이 나란히 말했다. 블랙록(BlackRock), JP모건, 프랭클린템플턴, DRW — 그들은 “모든 금융자산이 결국 블록체인 위로 옮겨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블랙록은 BUIDL 펀드를, JP모건은 디지털 예금 토큰(JPM Deposit Token)을, 프랭클린템플턴은 온체인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DRW는 국채 레포 거래를 이미 블록체인에서 처리하고 있다.
이제 금융의 언어는 숫자가 아니라 코드이며, 신용의 증거는 서류가 아니라 스마트컨트랙트(Smart Contract)가 된다. 연준은 이 변화를 인정했고, 월가는 이미 행동에 나섰다. 그것이 이번 행사의 진짜 의미다.
미국은 금융의 미래를 쓰고 있다…한국은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
연준은 지금 “디지털 달러 체제”의 설계도를 그리고 있다. AI, 블록체인, 스테이블코인, 실시간 결제 인프라가 하나의 기술 생태계로 엮이며 달러의 디지털 패권을 공고히 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규제”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린다. 새로운 기술보다 기존 제도의 안전을 우선시하고, 실험보다 심사를 택한다.
그러나 이 흐름을 놓치면 한국은 20세기 산업화 때처럼 세계의 기술 변화를 뒤쫓는 나라로 남을 것이다. AI 금융, 토큰화 자산, 디지털 결제 인프라. 이 세 분야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주권의 문제다.
우리의 금융주권은 기술에 있다
한국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와 기술 인재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국가적 금융 시스템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제 정부와 금융권, 기술기업이 힘을 합쳐야 한다.
한국형 디지털 결제 인프라, 한국형 스테이블코인 표준, 한국형 블록체인 금융 네트워크 — 이것이 앞으로의 국가 전략이 되어야 한다.
과거 조선이 해양시대를 두려워하다 쇄국의 길로 갔듯, 지금 우리가 기술 금융의 파도를 외면한다면 후손들은 또다시 세계 질서의 바깥에서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
기술이 화폐가 되고, 데이터가 신뢰가 되는 시대
이번 연준 회의는 하나의 경고이자, 하나의 초대다. “기술이 곧 통화이고, 데이터가 곧 신뢰인 시대” — 그 세계의 문이 열렸다.
대한민국은 그 문턱에 서 있다. 이제는 질문해야 한다. “우리는 어떤 시스템 위에서, 어떤 철학으로, 미래의 돈을 설계할 것인가.”
기술을 두려워하지 않는 나라, 지성을 가진 금융, 그리고 주권을 지키는 기술. 그것이 지금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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