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코인은 어디까지 진화할까?”…메사리, 웹3·AI 인프라로의 전환 분석

| 이도현 기자

파일코인(Filecoin) 생태계가 콜드 스토리지 프로토콜을 넘어 웹3와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다. 메사리 리서치(Messari Research)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파일코인의 기술 진화와 생태계 강화 움직임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면서, 2025년 기준 175개 이상 프로젝트가 파일코인 기반으로 활성화되고 있으며 스토리지, 컴퓨트, 금융 영역 전반에서 프레임워크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파일코인은 2014년 프로토콜 랩스(Protocol Labs)에 의해 IPFS를 기반으로 설계된 탈중앙화 데이터 스토리지 네트워크로, 2017년 2억5700만 달러 규모의 ICO와 2020년 메인넷 출시에 이어 FVM(Filecoin Virtual Machine)을 도입하며 스마트 계약 기능을 통합했다. 이러한 기술적 확장은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의 블록체인처럼 단순 데이터 보관에 머물지 않고, 프로그래밍 가능한 스토리지 인프라로 진화하게 한 핵심 동력이다. 특히 예측 가능한 데이터 증명 메커니즘(복제증명, 시공간증명, 데이터소유증명)을 바탕으로 탈중앙화 네트워크의 신뢰 수준을 크게 끌어올렸다.

현재 파일코인의 액세스 계층은 아카베(Akave), 베이슨(Basin), 스토라차(Storacha) 같은 온램프 프로토콜들을 통해 핫스토리지 접근성과 검색 성능을 향상시키고 있다. 메사리 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중반 기준 이들 온램프는 95만 건 이상의 거래를 통해 약 2만 8600TiB 데이터를 온보딩했으며, 실제 AI, 헬스케어, 과학, 공공 데이터 등 구조화된 워크로드를 중심으로 빠르게 생태계가 확장 중이다.

이와 함께 금융 계층에서의 혁신도 주목된다. 파일코인 기반 디파이 시장은 글리프(Glif)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으며, iFIL(이자 창출형 토큰)을 통한 FIL 리스, FIL 담보 스테이블코인인 USDFC 발행 등 자본 효율성과 가격 안정성을 겸비한 상품들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USDFC는 스토리지 계약 단가의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주요 클라이언트와 Fil+ 프로그램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SushiSwap 및 Rabby 지갑과도 통합되어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생태계 통합도 파일코인 확장의 중요한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NFT.Storage를 통한 NFT 메타데이터 저장, 솔라나(SOL), 플로우, 아발란체 등의 L1 체인과의 직접 연계는 물론, 타이탄(Titan), FilCDN 같은 검색 전용 인프라가 콘텐츠 딜리버리 최적화를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CIDGravity, 디스토어(DeStor), 고스트드라이브(GhostDrive) 같은 기업형, 소비자형 데이터 사용처도 다변화되고 있다.

사회적 효용 측면에서도 파일코인은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실제 파일코인 재단은 인터넷 아카이브, 플리커 재단 등과 함께 50만 개 이상의 문화유산 디지털 데이터를 보존했고, 생명과학·헬스케어 산업에서도 Fil+를 활용한 데이터 온보딩이 증가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가장 높은 일일 데이터를 기록했으며, 미국과 말레이시아도 높은 참여도를 나타내고 있다.

향후 로드맵도 구체적이다. 메사리 리서치는 검색 시장 고도화(FilCDN, 타이탄 네트워크), 영지식 인프라(ZK-Rollup), 친숙한 웹3 개발 툴 확장(ND Labs, Nebula Block, Twin Quasar 등)을 통해 모듈식의 고성능 탈중앙화 데이터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이와 함께 파일코인 가상머신(FVM)을 활용한 FEVM 스마트 계약 확산, 서브넷 기반 IPC 확장, 교차체인 브리지 구축(Squid Router, Celer, Axelar 연동)은 파일코인이 단일 네트워크를 넘어 종합 데이터 경제의 중심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반적으로 파일코인은 검증 가능한 저장 인프라에 스마트 계약, 디파이, 데이터 오케스트레이션 기능을 통합하면서 싱글 레이어 프로토콜에서 다층 생태계로의 확장에 성공하고 있다. 이러한 발전은 단순 블록체인 서비스를 넘어, 데이터 주권과 개방형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디지털 인프라로 파일코인이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