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자원 활용의 미래…메사리, 렌더 네트워크의 탈중앙 AI 컴퓨팅 잠재력 조명

| 이도현 기자

2025년 GPU 컴퓨팅 수요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메사리 리서치(Messari Research)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탈중앙화 GPU 렌더링 프로토콜인 렌더 네트워크(Render Network)가 유휴 GPU 자원 활용을 통해 AI 및 3D 콘텐츠 시장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고 조명했다. 보고서는 렌더 네트워크의 분산 구조, API 연동성, 보안 메커니즘 등 기술적 강점을 바탕으로, 해당 프로토콜이 전통적인 중앙화 클라우드 렌더링 시스템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렌더 네트워크는 전 세계 수천만 대의 소비자급 GPU 장치를 탈중앙화 방식으로 연결해 AI 훈련, 추론 작업, 3D 렌더링 등 고성능 컴퓨팅 수요를 처리하도록 설계됐다. 과거에는 대부분 활용되지 않던 GPU 자원들을 효과적으로 동원해 트렉 쇼츠, 퍼지 펭귄, 예티 픽처스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프로젝트에 사용됐으며, 라스베이거스 스피어 공연과 슈퍼볼 비주얼 효과, NASA 콘텐츠 제작까지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메사리 리서치에 따르면, 렌더 네트워크는 지난 2025년 1월부터 9월까지 약 53만 개에 달하는 RENDER 토큰을 소각했으며,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78.9% 증가한 수치다. GPU 작업 제출 건수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월평균 토큰 소각률도 28.8% 대에 근접했고, 이는 해당 네트워크를 통한 실사용 수요가 빠르게 팽창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렌더 네트워크는 기본적으로 GPU 노드 운영자가 렌더링 및 AI 컴퓨팅 작업을 처리하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RENDER 토큰이 지급되는 구조를 갖는다. 작업 제출자 또한 법정화폐 기준으로 과금한 비용을 RENDER 토큰으로 변환하여 결제하며, 이 토큰은 번-민트 이퀼리브리엄(Burn-Mint Equilibrium) 메커니즘에 따라 자동 소각된다. 이 메커니즘은 토큰 공급량을 유동적으로 조절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억제와 토큰 경제 안정성을 모두 확보하는 방식이다.

토큰 배출은 연 910만 RENDER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감소하도록 설계돼 있으며, 연간 6% 이하의 인플레이션 율 하에 RNP(Rende Network Proposal) 거버넌스 모델을 통해 커뮤니티의 의사결정을 반영해 운영된다. 이와 관련해, 실제로 RNP 시스템은 프로젝트 확장성과 소프트웨어 호환성 확대, AI 훈련을 위한 연산 기능 강화 등 다양한 제안들을 채택하는 방식으로 프로토콜의 발전 방향을 끌고 가고 있다.

메사리 리서치 보고서는 렌더 네트워크가 디지털 콘텐츠 산업 전반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특히 8K 고해상도 그래픽, 실시간 비주얼 경험, AI 기반 모델 훈련 등 고성능 GPU 수요가 높은 분야에 적합한 분산형 아키텍처라고 강조했다.

또한, 렌더 네트워크는 API 및 SDK를 통해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인디 애니메이션 제작자, 기업형 AI 테스트 팀 등에게 자동화된 렌더링 파이프라인 및 분석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옥테인렌더(OctaneRender), 블렌더, 시네마4D 같은 주요 툴과의 호환성은 크리에이터들이 익숙한 도구를 유지하면서 네트워크에 쉽게 접속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NFT 기반 IP, 몰입형 미디어, 실시간 퍼포먼스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렌더 네트워크 생태계에 속속 합류하면서, 렌더는 점점 더 전천후 GPU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특화 서브넷 출시에 따라 기존 3D 렌더링 중심에서 일반 컴퓨팅 및 AI 훈련으로까지 확장되며 완전한 탈중앙화 컴퓨팅 리소스 허브로 전환 중이다.

렌더 네트워크의 이러한 성장 배경에는 메이저 투자사들의 전략적 후원이 자리잡고 있다. 멀티코인 캐피탈(Multicoin Capital), 솔라나 벤처스(Solana Ventures), 스페르미온(Sfermion), 보더리스 캐피탈(Borderless Capital) 등 초기 투자자들의 참여는 프로젝트 초기 기반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장기적으로 렌더 네트워크는 공급자와 수요자간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인 GPU 자원 배분을 통해, 고사양 콘텐츠 제작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메사리 리서치는 “렌더 네트워크는 단순한 렌더링 플랫폼을 넘어 AI 경제와 콘텐츠 산업의 탈중앙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Web3 기반 GPU 거버넌스의 상용화 사례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