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리스트(Exilist)는 최근 리서치를 통해 디파이(DeFi) 내 거버넌스 토큰의 실질적 가치 부재 문제와 유니스왑(Uniswap)의 근본적인 정책 전환을 집중 조명했다. 리서치는 유니스왑의 ‘UNIfication’ 제안이 단순한 토큰 소각 이벤트를 넘어, 프로토콜의 수익 모델 및 자본 배분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기존까지 거버넌스 토큰은 '투표권' 이상의 실용적 내러티브를 제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유니스왑도 수익을 창출하고 생태계를 확장했음에도, UNI 홀더의 체감 가치는 미미하다는 비판이 지속돼왔다. 이에 대한 해답으로 2025년 12월 진행된 ‘UNIfication’ 거버넌스 투표가 찬성 1억 2,534만 2,017 UNI, 반대 742 UNI라는 압도적인 수치로 통과됐다. 해당 제안의 핵심은 ▲트레저리에서 1억 UNI 즉시 소각 ▲Fee Switch 가동으로 수익을 UNI 시장 바이백 및 소각으로 연결하는 점이다.
이러한 조치는 단순한 유통량 감소를 넘어, 프로토콜 수익을 자동적으로 토큰에 반영해 UNI를 ‘사용량 연동 디플레이션 자산’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다. 소각은 이제 수익과 직접 연결되며, 유니스왑의 거래량 증가가 곧 UNI 소각을 야기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엑시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이는 디파이 토큰이 ‘내러티브’가 아닌 실질적 ‘수익과 자본 배분 모델’로 작동할 수 있는가에 대한 실험적 사례로 작용한다.
그러나 Fee Switch 정책은 유동성 공급자(LP)와의 이해 충돌이라는 구조적 과제를 안고 있다. v2 기준으로 스왑 수수료의 약 0.05%를 기존 LP 대신 프로토콜이 가져가게 되는 이 설계는 LP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거래량 축소 및 소각 재원 감소라는 연쇄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역설적 상황에 대응해 유니스왑은 세 가지 보완 장치를 함께 추진했다.
첫째, ‘Protocol Fee Discount Auctions(PFDA)’를 통해 프로토콜 수수료 면제권을 경매로 판매하고, 수익을 UNI 소각에 재투입한다. 이는 추가적 MEV 수익과 거래 효율성을 프로토콜 내부로 끌어들이는 구조다. 둘째, v4 훅 기반의 온체인 애그리게이터 확장을 추진하며, 직접 유동성 제공보다 라우팅 중심 구조를 통해 전체 거래 흐름을 쥐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셋째, 유니스왑 독자체인 'Unichain'의 시퀀서 수익까지 이 소각 메커니즘에 연계하겠다는 선언은, 토큰 가치 포착의 원천을 다변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법적 집행 구조에 대한 정비 역시 이번 변화의 핵심 중 하나다. 많은 디파이 프로젝트들이 증권 판정을 우려해 수익을 토큰 가치에 연결하지 못했는데, 유니스왑은 와이오밍 DUNA 프레임워크를 채택해 실제적 운영 주체를 설정했다. 엑시리스트는 이 시도를 단순한 규제 회피가 아닌, 책임과 절차를 명확히 하는 구조화 작업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UNIfication을 통해 유니스왑이 디파이 토큰의 미래 가치가 ‘수익 창출’ 자체가 아니라 ‘수익을 어떻게 처리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음을 입증했다고 평가한다. 이제 시장은 거버넌스 기능 이상의 것을 요구하며, 실질적인 현금흐름과 자본 배분 전략이 토큰에 내포돼야 한다는 현실적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유니스왑은 토큰 이름값보다 ‘자본배분 능력’이라는 측정 가능한 기준으로 디파이 경쟁의 판을 재편하고 있다. 수익을 발생시키는 블루칩 디파이 프로토콜들은 동일한 질문을 받게 될 것이다. “토큰은 무엇을 대표하는가?” 이 질문에 대해 엑시리스트는 명확히 말한다. 이제는 하이프가 아니라, 수익과 운영 구조를 토큰 자산에 어떻게 연계할 것인가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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