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위로 가기
  • 공유 공유
  • 추천 추천

유니스왑, ‘거버넌스 토큰’의 숙제를 끝냈다

엑시리스트(Exilist)

2025.12.26 18:55:20

서론: “거버넌스 토큰은 왜 존재하나”

 

디파이(DeFi)에서 거버넌스 토큰은 오랫동안 불편한 숙제를 안고 있었다. 프로토콜은 실제로 수수료를 벌고, 사용자 기반은 커지고, 브랜드는 ‘인프라급’으로 자리 잡았는데도 토큰은 “투표권” 이상의 설명을 갖기 어려웠다.

 

수익을 토큰 홀더에게 돌리면 규제 리스크(특히 미국 증권성 논쟁)가 커질 수 있고, 반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토큰의 존재 이유가 흐려진다. 이 모순이 누적되면서, 시장은 점점 “내러티브”가 아니라 “실적과 가치 포착(value capture)”을 묻기 시작했다.

 

https://vote.uniswapfoundation.org/proposals/93

 

이번 유니스왑 UNIfication 통과는 그 질문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답변 중 하나다. 2025년 12월 25일(UTC) 종료된 거버넌스 투표는 찬성 125,342,017 UNI / 반대 742 UNI로 압도적인 결과를 만들었고,

 

핵심은 두 가지다:

① 트레저리에서 1억 UNI를 즉시 소각

② Fee Switch를 켜서 프로토콜 수익을 UNI 바이백&번(소각)으로 연결한다는 점이다.

 

1. UNIfication은 단순 소각 이벤트가 아닌, 정책 전환

 

https://gov.uniswap.org/t/unification-proposal/25881

 

이번 안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1억 UNI 즉시 소각이다. UNI는 제네시스에서 총 10억 개가 민팅되었기 때문에, 1억 개는 상징적으로 총 공급의 10%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 조치는 단순히 가격 자극용 물량 축소라기보다, “과거에 Fee Switch가 켜져 있었다면 누적됐을 법한 가치 포착을 소급 정산”한다는 성격이 더 강하다. 실제로 UNIfication RFC/공식 설명은, 프로토콜 수익을 TokenJar(수익 누적) → Firepit(UNI로 전환 후 소각) 흐름으로 강제해 사용량이 곧 소각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설계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소각 자체가가 아니라 소각이 자동으로 ‘비즈니스 모델’에 내장된다는 점이다. 앞으로 유니스왑이 더 많이 쓰이면(거래량 증가), 프로토콜이 더 많이 벌고, 그만큼 UNI가 더 많이 시장에서 사들여져 소각된다. 즉 UNI는 ‘거버넌스 토큰’에서 ‘사용량 연동 디플레이션 자산’이라는 설명을 얻게 된다.

 

2. Fee Switch의 본질적 갈등 — LP vs 토큰 홀더는 피할 수 없다

 

Fee Switch가 어려운 이유는 간단하다. 유니스왑의 핵심 공급자는 LP(유동성 공급자)인데, Fee Switch는 구조적으로 LP가 받던 수수료 일부를 프로토콜이 가져오는 정책이다.

 

v2의 경우 스왑 수수료 0.3% 중, Fee Switch가 켜지면 LP 몫이 0.25%로 줄고 0.05%가 프로토콜로 이동한다. v3는 풀별로 다르지만, 초기 설정안은 낮은 수수료 티어(0.01%, 0.05%)는 LP 수수료의 1/4, 높은 티어(0.30%, 1%)는 1/6을 프로토콜 몫으로 두는 방식이다.

 

이때 시장이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선형적이다.

 

LP 수익 감소 → 유동성 일부 이탈 → 슬리피지/스프레드 악화 → 트레이더 경험 저하 → 거래량 감소 → 프로토콜 수익 감소 → 소각 재원 감소.

 

즉 가치 포착을 위해 넣은 장치가, 프로토콜 경쟁력을 훼손해 오히려 가치 포착을 약화시키는 역설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이 우려는 “틀렸다”라기보다 검증이 필요한 리스크다. 왜냐하면 유니스왑의 시장 지위는 단순히 LP 수익률만으로 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라우팅 품질, 브랜드 신뢰, 통합된 인프라(지갑·SDK·애그리게이터·체인 확장)까지 포함한 총합의 경쟁에서, 소폭의 LP 수익 감소가 곧바로 치명타가 된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결국 핵심은 LP가 체감하는 손실을 다른 경로로 보전하거나, 손실보다 큰 시장 파이를 만들 수 있느냐로 귀결된다.

 

3. 우려를 관리 가능한 리스크로 바꿨다— 통과를 만든 3개의 논리

 

 

UNIfication이 통과된 이유는, 거버넌스 참여자들이 LP 반발을 모르고 밀어붙였다기보다 우려를 낮추는 보완장치를 패키지로 봤기 때문이다. 이 패키지는 크게 세 갈래로 읽힌다.

 

첫째, PFDA(Protocol Fee Discount Auctions)라는 보완 장치다. 쉽게 말해 프로토콜 수수료를 면제받는 권리(할인권)를 경매로 팔고, 그 경매 수익을 UNI 소각으로 흘리는 방식이다. 의도는 “LP 몫을 깎아 수익을 만든다”가 아니라, 시장 밖으로 새기 쉬운 MEV/수익 기회를 프로토콜 안으로 끌어와 효율을 높이고(체결 품질), LP 경제성을 보완하면서, 소각 재원도 만든다는 방향이다.

 

둘째, v4 훅 기반 ‘온체인 애그리게이터’ 확장이다. 유니스왑이 모든 유동성을 직접 보유하지 않아도, 라우팅 레이어가 되면 거래 흐름의 관문을 쥘 수 있다. 이 구상이 실현되면 “LP 수익이 줄어서 떠난다”는 단일 변수만으로 승부가 나지 않는다. 라우팅이 강해질수록 거래량이 방어되고, 거래량이 방어될수록 소각 엔진도 방어된다. 이것이 거버넌스가 베팅한 두 번째 축이다.

 

셋째, Unichain 수익까지 번 메커니즘에 연결하겠다는 선언이다. UNIfication은 프로토콜 수수료뿐 아니라 Unichain의 시퀀서 수익을 동일한 UNI 소각 메커니즘으로 흘리는 모델을 제시한다. 이건 LP에게서만 빼오는 모델이 아니라, 체인 레이어에서 생기는 새로운 현금흐름을 추가해 토큰 가치 포착의 원천을 다변화하겠다는 의미다. LP 반발 리스크를 ‘정면돌파’가 아니라 ‘우회 보강’으로 낮추는 논리라고 볼 수 있다.

 

4. 규제 리스크를 없앤 게 아니라, 집행 가능한 구조를 만든 것이다

https://gov.uniswap.org/t/governance-proposal-establish-uniswap-governance-as-duni-a-wyoming-duna/25770

 

유니스왑이 이번 변화에서 동시에 손본 건 ‘토크노믹스’만이 아니다. 더 중요한 건, 이런 경제정책(수익 기반 소각/바이백)을 실제로 굴릴 수 있는 현실적 운영 구조를 갖추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많은 디파이 프로토콜들이 수익을 만들고도, 그 수익을 토큰 가치와 직접 연결하는 데 주저했던 이유는 단순하다. 돈을 어떻게 쓰고, 누가 집행하며, 어떤 책임 구조로 운영할지 이 모든 게 불명확하면 규제·법무 리스크가 급격히 커지기 때문이다. 수익을 홀더에게 나눠주면 곧바로 증권 취급을 받는 것 아니냐 같은 논쟁은 결국, 누가 무엇을 어떤 절차로 집행하는지가 흐릿할 때 더 커진다.

 

유니스왑이 선택한 방향은 정면돌파가 아니라, 거버넌스가 현실 세계에서 행동할 수 있도록 ‘법적 그릇’을 마련하는 것이다. 와이오밍의 DUNA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한 구조를 채택해, DAO가 계약·자산 관리·세무·운영 등 오프체인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집행 주체를 세우는 흐름이다. 이건 규제를 피해 간다는 의미가 아니며, 오히려 책임과 절차를 명확히 해 불확실성을 줄이고, 정책을 집행 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작업에 가깝다.

 

결국 이번 UNIfication의 메시지는 이렇게 정리된다. 유니스왑은 이제 수익을 낸다에서 그치지 않고, 그 수익을 어떻게 처리할지(소각/바이백)까지 ‘운영 가능한 정책’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변화는 단순히 유니스왑만의 이벤트가 아니라, 수익이 나는 블루칩 디파이들이 앞으로 피할 수 없이 마주할 다음 질문을 예고한다.

 

결론: 디파이 토큰의 다음 3년, 내러티브가 아니라 실제 자본배분의 경쟁

 

UNIfication은 유니스왑이 거버넌스 토큰의 숙제를 “부분적으로” 끝냈다는 선언에 가깝다. 시장이 원하는 건 단순한 소각이 아니라, (1) 유동성과 체결 품질을 해치지 않는 수익 포착(2) 규제/집행 가능성이 있는 운영 구조(3) 지속 가능한 현금흐름의 확장이다. 이 셋이 동시에 성립해야 토큰이 유틸리티를 얻었다는 말이 숫자로 증명된다.

 

그리고 이 기준은 유니스왑만의 기준이 아니다. 이제 수익이 나는 블루칩 디파이 프로토콜들은, 예외 없이 같은 질문을 받게 된다. “너희는 벌고 있는데, 토큰은 무엇을 대표하는가?” 앞으로의 승부는 토큰 이름값이 아니라 자본배분(capital allocation) 능력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토큰 홀더, 사용자, 유동성 공급자, 규제 환경, 개발 조직까지 —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한 번에 만족시키는 정책을 설계하고, 실제 지표로 증명하는 프로토콜만이 살아남는다.

 

유니스왑은 그 경쟁의 출발선을 한 칸 앞당겼다. UNIfication은 디파이의 다음 사이클이 “하이프의 시간”이 아니라, 현금흐름을 어떻게 ‘토큰’이라는 자산 구조로 번역하느냐의 시간임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Disclaimer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 및 리서치 목적의 분석 자료로, 특정 자산(주식·토큰 등)에 대한 매수·매도·보유를 권유하거나 투자 판단을 대체하기 위한 목적이 아닙니다. 본문에 포함된 모든 의견과 해석은 작성 시점 기준의 공개 정보 및 합리적 가정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향후 시장 상황이나 정책·규제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 리서치는 유니스왑(Uniswap)또는 그 관계사로부터 어떠한 금전적 대가, 후원, 보상도 제공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에 대한 최종 책임은 전적으로 독자 본인에게 있으며, 본 콘텐츠를 근거로 한 투자 결과에 대해 작성자는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안내사항

  • (주)토큰포스트에서 제공하는 리서치에 대한 저작권 및 기타 지적재산권은 (주)토큰포스트 또는 제휴 파트너에게 있으며, 이용자를 위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합니다.
  • 작성된 내용은 작성자 본인의 견해이며, (주)토큰포스트의 공식 입장이나 의견을 대변하지 않습니다.
  • (주)토큰포스트는 리서치 및 관련 데이터를 이용한 거래, 투자에서 발생한 어떠한 손실이나 손해에 대해서 보상하지 않습니다.
  • 가상자산은 고위험 상품으로써 투자금의 전부 또는 일부 손실을 초래 할 수 있습니다.
Bitcoin 로고 Bitcoin (BTC)
128,484,563 (+1.37%)
Ethereum 로고 Ethereum (ETH)
4,303,605 (+1.51%)
Tether USDt 로고 Tether USDt (USDT)
1,448 (-0.02%)
BNB 로고 BNB (BNB)
1,217,771 (+0.44%)
XRP 로고 XRP (XRP)
2,712 (+0.59%)
USDC 로고 USDC (USDC)
1,449 (0.00%)
Solana 로고 Solana (SOL)
179,401 (+1.65%)
TRON 로고 TRON (TRX)
403.9 (+0.01%)
Dogecoin 로고 Dogecoin (DOGE)
182.1 (-0.62%)
Cardano 로고 Cardano (ADA)
516.0 (+1.56%)
왼쪽
2025 12월  26(금)
오른쪽
진행기간 2025.12.26 (금) ~ 2025.12.27 (토)

27명 참여

정답 85%

오답 15%

진행기간 2025.12.25 (목) ~ 2025.12.26 (금)

40명 참여

정답 90%

오답 10%

진행기간 2025.12.24 (수) ~ 2025.12.24 (수)

10명 참여

정답 70%

오답 30%

진행기간 2025.12.23 (화) ~ 2025.12.24 (수)

45명 참여

정답 62%

오답 38%

기간 2025.11.19(수) ~ 2025.12.09(화)
보상내역 총 보상: 2,000 USD
신청인원

300 / 300

기간 2024.03.20(수) ~ 2024.04.02(화)
보상내역 추첨을 통해 100명에게 커피 기프티콘 에어드랍
신청인원

126 / 100

이더리움(ETH) 일반 마감

[Episode 11] 코인이지(CoinEasy) 에어드랍

기간 2024.02.27(화) ~ 2024.03.12(화)
보상내역 추첨을 통해 50명에게 총 150 USDT 지급
신청인원

59 / 50

기간 2023.10.11(수) ~ 2023.10.25(수)
보상내역 $10상당의 $AGT
신청인원

172 / 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