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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RITY Act가 멈춘 이유: 스테이블코인 이율을 둘러싼 금융권과 크립토 업계의 충돌

엑시리스트(Exilist)

2026.01.16 16:45:25

CLARITY Act는 무엇을 바꾸려는가

 

미국 의회가 추진하는 CLARITY Act는 미국 내 디지털자산 시장의 룰북을 만들려는 시장구조 법안이다. 토큰이 증권인지 상품인지에 대한 분류 기준을 더 명확히 하고, 그에 따라 SEC와 CFTC의 역할을 정리해 거래소·브로커·커스터디 같은 인프라가 어떤 규제를 따라야 하는지 틀을 잡는 것이 목표이다. 이 법안의 기본 방향 자체는 업계도 대체로 환영해 왔었다. 하지만 상원 단계로 넘어오면서, 기술이나 분류 기준보다 더 민감한 이해관계가 전면으로 떠올랐다. 핵심적인 논지는 바로 스테이블코인의 이율/수익 측면으로, 스테이블코인 보유만으로 이자나 리워드를 제공하는 행위를 어디까지 허용할지의 문제이다.

 

https://www.reuters.com/sustainability/boards-policy-regulation/coinbase-cannot-support-crypto-bill-current-form-ceo-armstrong-says-2026-01-15/

 

기존 하원 버전의 CLARITY Act는 2025년 7월 하원을 통과해 상원으로 넘어 갔다. 그 뒤 상원에서는 상원 은행위원회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어졌고, 2026년 1월 중순에 상원 쪽의 구체적인 텍스트가 공개되었다. 그런데 이 텍스트를 두고 업계의 상징적 플레이어인 코인베이스의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이 공개적으로 강하게 반발했고, 거의 같은 타이밍에 상원 은행위원회의 마크업 또는 심사 일정이 연기됐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상원 은행위원장 팀 스콧은 협상이 계속되고 있으며, 일시적으로 멈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연이 발생한 표면적 이유는 일정 조정이지만, 실제 정치적 이유는 이해관계가 정면 충돌하는 조항을 안고, 위원회 표결로 들어가면 수정안 전쟁이 벌어지고, 그 과정에서 양당 합의가 깨질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업계는 규제 명확화를 원하지만, 그 명확화가 은행권 보호의 방향으로 흐르거나 크립토 비즈니스 모델을 과도하게 봉쇄하는 형태가 되면 지지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반대로 상원 은행위원회는 금융안정, 예금 기반의 은행 시스템, 불법자금 방지 같은 전통 금융 규제의 핵심 논리를 동시에 끌고 가야 하는 위치에 있어, 이런 구조적 긴장 속에서 스테이블코인 수익 조항 가장 큰 마찰을 일으키는 요소가 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수익’이 왜 문제의 중심이 됐는가

https://www.aba.com/-/media/documents/letters-to-congress-and-regulators/jointltrsenatestablecoin20260112.pdf?rev=4b4dfa32876a439b912b7af649a1d300

 

은행은 예금을 기반으로 대출을 내고 수익을 내는 모델이며, 예금은 은행 입장에서 비교적 안정적이고 저렴한 자금이다. 그런데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준비금을 현금과 단기 미 국채 등으로 운용하며 수익을 얻고, 이를 이용자에게 일부라도 돌려주는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 이용자가 체감하는 혜택이 커질수록 예금이 은행에서 빠져나가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생긴다. 은행권, 특히 지역 기반 커뮤니티뱅크는 이런 흐름이 커지면 대출 공급이 줄고 지역 금융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래서 커뮤니티뱅크 단체들은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이자·리워드를 폭넓게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내고, 발행사뿐 아니라 중개자까지 우회 지급 경로를 차단해야 한다는 요구를 제기해 왔다.

 

상원 논의안이 논란을 키운 부분은, 보도상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하는 것만으로 생기는 이자 또는 수익 성격의 지급을 금지하는 방향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대신 결제, 송금, 로열티처럼 특정 활동에 연동된 보상은 허용하는 예외를 두는 방식이 거론됐고, 리워드 제공과 관련한 공시 규칙을 SEC와 CFTC가 함께 마련하도록 하는 구조도 언급됐다. 업계 입장에서는 핵심 수익모델이 직격을 맞는다고 느낄 수 있고, 특히 코인베이스는 이 조항을 주요 반대 사유로 내세우며 현 형태라면 지지할 수 없다는 강경한 메시지를 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여기서 상원 은행위원회 입장과 업계 입장의 차이는 정책 목표의 우선순위에서 갈린다. 상원 은행위는 금융안정과 예금 기반 시스템, 소비자보호와 AML 같은 전통 금융 규제 목표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예금과 직접 경쟁하는 구조로 커지는 것을 억제하려는 유인이 크다.
반면 업계는 스테이블코인의 수익 공유를 단순한 투자상품화로 보지 않고 결제·저축·온체인 달러 확산을 위한 경쟁 요소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업계는 이를 제한하면 혁신이 둔화되고 미국이 시장을 놓칠 수 있다는 논리를 편다. 같은 현상을 두고 한쪽은 은행 시스템 안정과 금융안정의 관점에서, 다른 쪽은 소비자 후생과 혁신 경쟁의 관점에서 판단하는 구조다.

 

지금 국면에서 중요한 건 이 갈등이 스테이블코인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코인베이스가 제기한 문제는 스테이블코인 리워드 외에도 토큰화 주식, DeFi, 프라이버시, 감독기관 권한 배분 같은 여러 축으로 확장돼 있다. 하지만 상원에서 일정이 흔들린 직접 계기는 스테이블코인 수익 제한 조항이 정치적으로도 금융권 로비와 업계 반발을 한꺼번에 불러오며 가장 큰 마찰을 만든 것으로 정리된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수익이 ‘발행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핵심이다. 실무적으로 수익이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모델은 여러 갈래로 나뉜다. 발행사가 직접 보유자에게 이자나 수익을 지급하는 형태가 있고, 발행사는 무이자 구조를 유지하더라도 거래소가 자체 재원이나 준비금 수익의 일부를 활용해 특정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리워드를 지급하는 형태가 있다.

 

지갑·결제앱·카드 프로그램이 결제 실적, 사용 빈도, 잔고 유지 등 조건을 붙여 포인트나 캐시백 형태로 혜택을 주는 방식도 가능하다. 온체인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담보로 굴리거나 예치·대출 구조로 수익을 얻고 이를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법안 문구가 ‘보유만으로 지급되는 수익’을 어디까지로 정의하느냐, ‘고객 인센티브’ 예외를 어떤 범위로 인정하느냐에 따라 이 모델들 중 상당수가 허용되거나 금지될 수 있다. 상원 논의안이 보유 이자 제한은 두되 고객 인센티브는 허용한다는 방향으로 보도되는 이유는 결국 이 경계를 어디에 긋느냐의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절충은 어떤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큰가

앞으로의 절충은 보통 세 가지 방향 중 하나로 수렴할 가능성이 크다.

 

첫째, 보유 이자 성격은 금지하되 활동 기반 리워드의 범위를 더 명확히 하거나 넓혀 사실상 일부 모델은 가능하게 만드는 방식.

둘째, 리워드를 전면 금지하지는 않되 등록·감독·공시 요건을 강화해 제한된 사업자만 제공할 수 있게 만드는 방식.

셋째, 스테이블코인 자체는 결제용으로 무수익 구조를 유지하되, 수익을 제공하는 기능은 별도의 금융상품 트랙으로 분리해 다른 규제 체계를 적용하는 방식.

 

어떤 선택을 하든 핵심은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수단을 넘어 예금 대체로 확장되는 것을 어디까지 허용할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소비자 혜택과 금융안정 사이의 균형 조정에 있다.

 

은행권 예금 이탈 규모를 둘러싼 논쟁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흐름이다. 연준 분석은 영향 경로를 제시하며 조건에 따라 은행 자금조달과 신용중개가 달라질 수 있음을 논의하고, 은행권 단체나 로비 문서는 예금 이탈이 클 수 있다는 방향으로 강하게 주장하는 편이다.

 

반면 업계는 영향이 과장됐을 수 있다는 반론 프레임을 내세우기도 한다. 결국 상원 협상은 누가 더 그럴듯한 숫자를 갖고 있느냐의 싸움이라기보다,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인프라로 키우면서도 예금 기반 금융을 크게 흔들지 않는 문구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지금의 지연은 그 문구를 두고 은행권의 강한 차단 요구와 업계의 반발이 정면으로 부딪힌 결과로 이해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결론

 

정리하면, CLARITY Act의 지연은 크립토의 법적 지위를 정리하는 큰 방향이 흔들렸다기보다, 스테이블코인 수익을 둘러싼 전통 금융과 크립토 산업의 이해관계 충돌이 상원 단계에서 표면화된 결과에 가깝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금융 시스템 안정과 불법자금 방지, 소비자보호를 포기하기 어렵고, 업계는 리워드 금지 같은 조항이 시장 혁신과 사업모델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본다. 이 간극이 메워지지 않으면 마크업에서 수정안이 난립하고 합의가 깨질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현재는 협상을 위해 속도를 조절하는 국면으로 이해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여기서 중요한 인사이트는, 이번 충돌이 스테이블코인이라는 기술 논쟁이 아니라 달러라는 통화 인프라를 둘러싼 이해관계 재배치라는 점이다. 온체인에서 유통되는 달러가 커질수록 달러가 만들어내는 수익의 귀속과 분배를 둘러싼 갈등은 피할 수 없게 된다. 은행권은 예금이라는 금융의 기반을 지키려 하고, 크립토 업계는 온체인 달러가 결제·정산·저축의 기본 레이어가 되려면 혜택과 네트워크 효과가 필요하다고 본다. 결국 상원에서의 제동은 규제 명확화가 실패했다기보다, 온체인 달러를 제도권 안에 어떤 조건으로 편입시킬지에 대한 협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로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그래서 CLARITY Act의 관전 포인트는 토큰 분류 원칙 그 자체보다, 스테이블코인 수익의 정의와 예외, 그리고 그 책임을 누가 지고 어떤 조건으로 허용되는지의 설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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