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관세 부과 근거였던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 활용을 위헌으로 판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발하며 대체 수단을 활용한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대법원, 6대3으로 IEEPA 관세 위헌 판결
대법원은 170페이지 분량의 판결문을 통해 "IEEPA는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카바노, 토마스, 알리토 대법관 3명은 반대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관세가 단순한 무역 규제 수단이 아니라 헌법상 의회만이 행사할 수 있는 '과세 권한'의 일종이라고 판단했다. 미 헌법 제1조 8항은 관세를 포함한 조세 부과 권한을 의회에 귀속시키고 있으며, 대법원은 대통령이 이를 행정명령으로 우회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한국 독자를 위한 설명: IEEPA는 1977년 제정된 법으로, 원래 국가 비상사태 시 적국 자산 동결이나 금융 제재에 활용되던 법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근거로 거의 모든 교역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캐나다·멕시코에는 펜타닐 마약 밀수를 이유로 추가 관세를 매겼다.
환급 소송 최대 1,750억 달러…법적 공방 예고
이번 판결에서 대법원은 이미 징수된 관세의 환급 여부에 대해서는 명시적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이에 따라 수입업자들의 대규모 환급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예산 모델 연구팀은 IEEPA 기반 관세 징수액이 이미 1,750억 달러(약 255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이미 미 국제무역법원(CIT)에는 수백 건의 관세 환급 소송이 계류 중이다.
반대 의견을 낸 카바노 대법관조차 "이번 결정은 환급 문제를 포함해 단기적으로 심각한 실무적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백업 플랜 있다"…추가 10% 관세도 발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판결을 "수치스러운 결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주지사들과의 백악관 조찬 자리에서 "백업 플랜이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974년 무역법 제122조를 근거로 추가 10% 글로벌 관세도 발표했다. 동법 제122조는 대통령이 최대 15%의 관세를 150일 한시적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또한 철강·알루미늄 등 품목별 관세(섹터 관세)는 이번 판결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그대로 유지된다.
시장 영향은?
골드만삭스는 "관세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행정부는 대체 법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전반적으로 관세 수준은 다소 낮아지되, 무역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질 것"이라며 주식 시장에는 소폭 긍정적, 채권 시장에는 소폭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판결은 미국 헌정사상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을 정면으로 제한한 첫 주요 판례로, 향후 미국의 무역 정책 지형과 한미 통상 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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