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 주가가 7일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기대를 웃돈 실적 발표만으로는 반도체 대형주에 쏠린 높아진 시장 기대를 더 이상 받쳐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6.92% 내린 29만6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3.46% 하락한 30만7천원으로 출발한 뒤 한때 28만6천원까지 밀리며 10.06% 급락했지만, 오후 들어 일부 낙폭을 줄였다. 에스케이하이닉스도 장중 11.22% 떨어진 208만원까지 내려간 뒤 반등했으나, 결국 6.06% 하락한 220만1천원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뉴욕증시가 간밤 상승세로 마쳤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2.17% 오른 점을 감안하면 국내 반도체 대표주의 낙폭은 더 두드러졌다.
주가 급락의 직접 배경으로는 이른바 셀온 현상, 즉 호재가 확인된 뒤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흐름이 거론된다. 삼성전자가 이날 새벽 발표한 2026년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810% 증가한 89조4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평균 전망치인 약 84조원을 웃도는 수치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공식 컨센서스보다 더 높은 수준의 비공식 기대치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들이 체감한 기대치가 90조원대에 형성됐을 수 있다며, 이번 실적 발표가 단기적으로는 고점 매도 재료로 해석됐다고 설명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가 낙폭을 키웠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9천297억원, 기관은 3천91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3조1천342억원을 순매수하며 하락한 주식을 받아냈다. 특히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가 포함된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조7천794억원, 1조10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은 이 업종에서만 3조7천10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도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가 1, 2위를 차지했고, 순매도 규모는 각각 1조8천207억원, 1조1천673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을 실적 부진보다는 기대와 현실의 차이, 그리고 단기간에 많이 오른 반도체주의 부담이 한꺼번에 반영된 결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반도체 업종은 인공지능 수요와 고대역폭메모리 등 고부가 제품 기대를 바탕으로 강한 상승세를 이어왔기 때문에, 실적이 좋더라도 기대를 훨씬 뛰어넘지 못하면 오히려 매도 명분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에도 실적 자체보다 시장 기대 수준과 외국인 수급 변화에 따라 반도체 대형주의 변동성이 커지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