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정연설서 경제·이민·세금·AI 강조… "미국의 황금시대 열린다"

| 김서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2기 임기 첫 공식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을 통해 경제 회복, 이민 단속, 대규모 감세, 에너지 독립, 그리고 AI 인프라 정책을 총망라하는 연설을 진행했다. 연설 시간은 109분으로, 1964년 이후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황금시대(Golden Age of America)"를 선언하며, 미국 건국 250주년을 앞두고 국가의 상태가 "강하다(strong)"고 강조했다.

경제: "핵심 인플레이션 1.7%… 사상 최고 증시"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세웠다. 그는 최근 수개월간 핵심 인플레이션이 연환산 기준 1.7%로 5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신규 대출 기준 연간 약 5,000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증시는 자신의 당선 이후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고 있으며,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50,000포인트를 돌파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 내 고용이 역대 최다 수준이며, 신규 일자리의 100%가 민간 부문에서 창출됐고, 240만 명이 식품 지원(SNAP) 프로그램에서 벗어났다고 덧붙였다.

특히 취임 첫해에 글로벌 투자 약속이 18조 달러에 달했다고 밝히며, 바이든 행정부 시절 1조 달러 미만이었던 것과 대비시켰다.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이니셔티브 폐지와 규제 완화가 성장의 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세금: 팁·초과근무·사회보장 수당 면세 추진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최대 규모의 감세를 자평하며, 팁(tip), 초과근무 수당, 사회보장(Social Security) 수급액에 대한 비과세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 전원이 이 법안에 반대 투표를 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의회 승인 없이도 개인 및 법인 감세를 시행할 수 있는 비전통적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 수입으로 미국인에게 환급 수표를 지급하는 아이디어도 거론됐으며, 고용주 401(k)가 없는 성인을 위한 퇴직 저축 계좌 신설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AI·테크: 데이터센터 전력 비용 자체 부담 합의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AI 및 빅테크 기업들과 데이터센터 전력 비용을 기업이 자체 부담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AI 인프라 확장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이 전기요금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일반 소비자의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이 합의는 AI 산업이 미국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에너지 비용 분담을 둘러싼 논쟁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민: "9개월간 불법 국경 통과 제로"

국경 보안과 이민 문제는 연설의 핵심 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개월간 불법 국경 통과가 사실상 제로에 도달했으며, 펜타닐 유입량이 56% 감소했다고 밝혔다. 살인율도 125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이 국토안보부(DHS) 예산을 삭감해 안보 위협을 초래했다고 비난하며, 성역도시(Sanctuary City) 폐지와 범죄자 추방을 방해하는 공직자에 대한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일한 오마르(Ilhan Omar) 민주당 하원의원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에너지·관세: "시추하라" 공약 이행… 관세는 지속

에너지 부문에서는 석유·천연가스 생산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 공약을 이행했다고 자평했다. 일부 주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2달러 이하로 떨어졌다고 언급했다.

관세 정책에 대해서는 최근 대법원이 일부 관세를 위헌 판결했음에도 다른 법적 근거를 통해 글로벌 관세율 15%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관세 수입이 소득세를 대체할 수 있다는 구상도 내비쳤다.

외교: 이란 핵 문제·멕시코 마약 카르텔 소탕

외교 분야에서는 이란과의 협상이 진행 중이나 테헤란이 핵무기 포기를 명확히 거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26일 제네바에서 추가 회담이 예정돼 있다. 멕시코에서는 미군 지원 하에 강력한 마약 카르텔 지도자 '엘 멘초'가 사살됐으며, 베네수엘라로부터 8,000만 배럴의 원유를 확보한 성과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8개의 전쟁을 종식시켰다고 자평하며, 처방약 비용 인하를 위한 행정명령 서명도 강조했다.

기타 주요 발표 및 반응

트럼프 대통령은 월가 기업들의 단독주택 대량 매입 금지를 영구 법제화할 것을 촉구했으며, 의회 내부자 거래 금지 법안도 요청했다. 투표 시 시민권 증명을 의무화하는 SAVE 법안 통과도 강력히 추진했다.

연설 중에는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 버디 타가트의 100번째 생일을 축하하고,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 금메달리스트 코너 헬레벅에게 대통령 자유훈장을 수여하는 등 이례적 장면도 연출됐다.

민주당 측에서는 72명의 의원이 연설을 보이콧했으며, 버지니아주 애비게일 스팬버거 신임 주지사가 민주당 공식 반박 연설을 담당했다. 민주당은 제프리 엡스타인 피해자들을 초청해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번 연설은 2026년 중간선거를 8개월 앞두고 공화당 지지 기반을 결집하면서도 중도층 유권자에게 어필하려는 전략적 성격이 강했다는 분석이다. 경제 성과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AI, 관세, 이민 등 논쟁적 의제를 정면 돌파한 점이 특징적이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