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반등, 진짜 강세장일까"…카이코 리서치, 현물 부진 속 레버리지 랠리 경고

| 이도현 기자

비트코인(BTC)이 2월 저점 이후 8만달러선까지 반등했지만, 시장의 체력은 가격만큼 회복되지 않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카이코 리서치(Kaiko Research)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6년 들어 상위 10개 자산의 현물 거래량이 뚜렷한 회복 없이 정체된 반면, 비트코인(BTC)과 주요 알트코인의 미결제약정은 증가해 이번 랠리가 현물 수요보다 ‘레버리지’에 기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겉으로 반등 국면을 보이고 있지만, 거래량과 유동성, 파생 지표를 종합하면 아직 추세 전환을 확신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이번 분석은 2026년 5월 18일 공개된 카이코 리서치 소속 로렌스 프라우센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10개 암호화폐의 현물 거래량은 1월부터 3월까지 사실상 평탄한 흐름을 이어갔고, 연초 이후 주간 평균 거래량은 약 80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25년 주간 평균 1780억달러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비트코인(BTC) 가격이 반등했음에도 현물 시장 참여가 뚜렷하게 살아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는 통상적인 강세장 회복 패턴과는 거리가 있다. 가격 회복이 지속성을 가지려면 현물 매수세가 뒤따라야 하지만, 현재는 거래량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로렌스 프라우센을 인용한 카이코 리서치(Kaiko Research)는 이 같은 흐름이 ‘관망 속 반등’에 가깝다고 짚었다. 다시 말해 현재의 상승은 신규 자금 유입에 의한 추세 형성보다 얇은 유동성 환경에서의 가격 복원에 가깝다는 해석이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보다 상반된 신호가 확인된다. 비트코인(BTC) 미결제약정은 2월 저점 당시 160억달러에서 최근 200억달러로 늘었다. 이더리움(ETH)은 92억달러에서 102억달러, 솔라나(SOL)는 19억달러에서 22억달러, 리플(XRP)은 7억달러에서 9억달러로 각각 증가했다. 자산별 증가 폭은 대체로 10~19% 수준으로, 시장 전반에 재레버리징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이 레버리지 확대가 현물 거래량 회복과 동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비트코인(BTC) 퍼페추얼 베이시스는 4월 17일부터 5월 16일까지 평균 -0.03%, 중앙값 -0.04%를 기록했고, 시간별 데이터의 64%가 0 아래에 머물렀다. 이는 시장이 완만한 ‘백워데이션’ 상태에 머물렀음을 뜻한다. 가격이 반등하는 구간에서도 선물 가격이 현물 대비 강하게 프리미엄을 형성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파생 참여자들이 공격적인 상방 베팅보다 방어적 또는 숏 편향 포지션을 병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거래소별 누적 거래량 델타(CVD) 흐름도 이번 반등의 성격을 드러낸다. 카이코 리서치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2월 -62억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던 CVD가 현재 +42억달러로 돌아서며 가장 강한 순매수 압력을 보였다. 바이비트 역시 -14억달러에서 +3억달러로 개선됐다. 반면 하이퍼리퀴드는 여전히 -39억달러에 머물러 퍼페추얼 시장에서 매도 우위가 이어졌다. 일부 대형 거래소가 반등을 주도했지만, 시장 전반이 한 방향으로 강하게 매수에 나선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다.

지역별 세션 수익률 분석에서도 균형 잡힌 회복이라기보다 편중된 반등 양상이 확인됐다. 연초 이후 회복의 중심은 아시아·태평양(APAC) 세션이었다. 런던과 미국 세션도 반등에 일정 부분 기여했지만, 상대적으로 기여도가 낮았다. 통상 지속 가능한 강세장은 APAC와 미국 세션이 함께 플러스 흐름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에는 특정 시간대와 특정 지역의 매수세가 가격을 떠받치는 구조에 가깝다. 이는 거래량 정체와도 맞물린다.

옵션 시장도 비슷한 ‘양가성’을 보여준다. 내재 변동성(IV)은 3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며 30%대 후반까지 압축됐다. 표면적으로는 시장이 하락 위험을 덜 우려한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지만, 실제로는 현물 거래량이 평탄하고 방향성 베팅이 제한되면서 옵션 수요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낮아진 IV는 한편으로 레버리지 롱 포지션을 방어하기 위한 헤지 비용이 낮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반등이 견고해서라기보다, 시장 참여가 전반적으로 얇은 상태임을 보여주는 간접 지표다.

유동성 역시 완전한 정상화와는 거리가 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자산의 1% 평균 마켓 뎁스는 연초 급락 이후 다소 안정됐지만, 대부분 자산은 여전히 2025년 말과 비교해 뎁스가 약 50% 감소한 상태다. 비트코인(BTC)의 1% 마켓 뎁스는 주요 거래소 기준 약 1200만달러, 이더리움(ETH)은 저점 400만달러에서 650만달러로 일부 회복됐다. 다만 여타 알트코인은 안정화 수준에 그칠 뿐, 의미 있는 유동성 복원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결국 지금의 비트코인(BTC) 반등은 가격만 놓고 보면 ‘5월에 팔고 떠나라’는 오래된 계절성 격언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지만, 시장 내부 구조는 여전히 신중한 해석을 요구한다. 카이코 리서치(Kaiko Research)는 보고서에서 현물 거래량 없는 미결제약정 확대, 거래소별로 엇갈린 CVD, 지역별로 편중된 수익률, 완전하지 않은 유동성 회복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현재 랠리가 강한 현물 수요에 기반한 추세 상승이라기보다, 얇은 시장에서 레버리지가 가격을 끌어올리는 국면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향후 관건은 단순하다. 이미 돌아온 레버리지 뒤를 따라 현물 거래량이 실제로 회복하느냐다. 만약 현물 매수세가 뒤따르지 못한다면, 현재의 비트코인(BTC) 반등은 다시 되돌림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거래량과 유동성이 동반 개선된다면 이번 랠리는 계절적 약세론을 넘어서는 새로운 상승 국면으로 이어질 여지도 있다. 지금 시장은 상승 자체보다, 그 상승을 누가 어떻게 떠받치고 있는지를 더 면밀히 봐야 하는 구간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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