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4일(현지시간) 한때 6만 1,460달러까지 밀리며 한 시간도 안 되는 사이 2,000달러 넘게 급락했다. 이 충격으로 24시간 동안 시장 전체에서 11억 달러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13거래일 연속 순유출이 이어졌고, 변동성 지표는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급락은 단순 조정으로 보기 어렵다. 비트코인은 지난 2월 24일 이후 처음으로 6만 3,000달러 아래로 내려갔고, 이번 주에만 약 14%, 최근 4주 동안은 21% 넘게 빠졌다. 이더리움(ETH)도 1,732달러 부근까지 밀리며 낙폭이 더 컸다.
매도 압력의 진원지로는 기관 자금이 지목됐다. 온체인 추적 플랫폼 휴지(Hupzy)에 따르면 암호화폐 투자사 아브락사스 캐피탈은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 2,469개를 평균 6만 7,210달러에 처분했다. 규모는 약 1억 6,600만 달러다. 룩온체인(Lookonchain)은 마운트곡스(Mt. Gox) 관련 지갑이 비트코인 116.3개, 약 816만 달러어치를 비트스탬프로 옮겼다고 전했다. 거래 자체는 크지 않지만 채권자 매도 가능성이 남아 있어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기관 자금 흐름은 추세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미국 상장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전날 하루에만 약 5,000만 달러(약 765억 원)가 빠져나가며 13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비트코인 30일 내재 변동성을 나타내는 BVIV 지수는 53.17까지 올라 4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유동성 공급업체 윈센트(Wincent)의 폴 하워드 디렉터는 "스트레티지의 자산 이동이 ETF 자금 유출을 촉발했고, 마운트곡스 상환 관련 추측성 뉴스가 더해지면서 매도 압력이 확대됐다"며 "연내 5만 달러 수준이 바닥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머티리얼 인디케이터는 5만 9,900달러 부근과 200주 이동평균선이 겹치는 지점을 "시장 방향성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가격대"로 지목했다.
시장의 또 다른 시선은 대형 IPO로 향한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주당 135달러, 기업가치 1조 7,500억 달러(약 2,677조 원)를 목표로 5억 5,560만 주를 공모해 750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사상 최대급 IPO다.
크립토 시장이 주목하는 부분은 따로 있다. 스페이스X는 3월 31일 기준 비트코인 1만 8,712개, 약 12억 9,000만 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상장 이후 해당 자산은 재무제표에 반영돼 투자자들은 스페이스X 주식을 통해 간접적으로 비트코인에 노출된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부담 요인이다. 오픈AI, 앤스로픽 등 대형 AI 기업의 자금 유치까지 더해지면 연말까지 2,4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신규 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온다.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자산에서 자금이 빠질 가능성을 시장은 경계하고 있다.
같은 날 국제결제은행(BIS)은 워킹페이퍼 '스테이블코인을 더 안정적으로 만들기'를 통해 시장 규모 3,210억 달러로 커진 스테이블코인의 구조적 취약성을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표 발행사의 준비자산 중 현금성 자산은 약 12%에 불과하고 나머지 88%는 단기 미 국채에 투자돼 있다. 발행 코인 대비 자본은 약 0.1% 수준이다.
BIS는 100억 달러 규모의 강제 국채 매각만으로도 3개월물 미 국채 수익률이 약 2.9bp, 300억 달러 매각 시 6.4bp 움직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의 미 단기국채(T-bill) 보유액은 약 1,550억 달러에 달한다. 보고서는 유동성 기준 5%, 자본 기준 0.125%만 조합해도 스트레스 상황의 주간 부도확률이 15bp에서 0.7bp로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입법을 2026년으로 미룬 상태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설계에 시사점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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