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6월 초를 전후로 20% 넘게 무너졌다. 카이코 리서치는 11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번 급락의 진앙으로 비트코인 최대 기관 보유 회사인 스트래티지(Strategy)의 매도 발표를 지목했다. 같은 날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4거래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고, 코인베이스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무기한 선물 거래 서비스를 승인받았다.
카이코 리서치의 토마스 프로브스트, 로렌스 프라우센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의 대표적 기관 보유 주체로 인식돼온 스트래티지의 매도 사실이 시장 참여자들에게 예상 밖의 신호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매도 압력은 비트코인에 그치지 않고 이더리움(ETH)·솔라나(SOL)·리플(XRP) 등 주요 자산 전반으로 확산됐다.
실제 낙폭은 컸다. 비트코인이 20% 넘게 하락한 가운데 이더리움은 약 22%, 솔라나는 약 24%, 리플은 16% 밀렸다. 최근 며칠 사이 급락세는 다소 진정됐지만 가격 수준은 여전히 직전 주 대비 크게 낮은 구간에 머물러 있다.
파생상품 시장의 충격이 더 가파르다. 바이낸스·바이비트·하이퍼리퀴드·OKX에 걸친 비트코인 총 미결제약정은 5월 중순 약 200억 달러에서 6월 8일 무렵 약 150억 달러로 감소했다. 한 달도 안 돼 50억 달러가 사라진 셈이다.
청산 데이터는 시장이 한쪽으로 쏠려 있었음을 보여준다. 6월 1일 롱 청산은 15억 달러를 웃돌며 급증했고, 며칠 뒤 추가 청산이 한 차례 더 집중됐다. 반면 숏 청산은 약 3억 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선물 누적 거래량 델타(CVD)도 5월 27일 이후 바이낸스에서 -39억3000만 달러, 바이비트에서 -23억6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매도 우위를 또렷이 드러냈다.
카이코 리서치는 "현재 시장은 회복 중인 시장이라기보다 충격 이후 균형점을 재탐색하는 시장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현물 ETF 흐름 역시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SoSoValue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6월 10일(미 동부시간) 총 2억1400만 달러가 순유출되며 4거래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다. 가장 큰 순유출은 블랙록 IBIT에서 발생했으며 규모는 1억4800만 달러다.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미니 트러스트에 1751만 달러, 피델리티 FBTC에 404만 달러가 순유입됐지만 전체 흐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같은 날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도 3559만 달러 순유출이 발생했다. 블랙록 ETHA에서만 2063만 달러가 이탈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의 총 순자산은 773억3100만 달러, 시가총액 대비 비중은 6.24%로 집계됐다.
같은 날 코인베이스는 미국에서 글로벌 가상자산 무기한 선물 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승인받았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는 X에 올린 글에서 "코인베이스가 미국 이용자에게 글로벌 유동성과 연결된 무기한 선물 시장 접근을 제공하는 첫 플랫폼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미국의 명확한 규제 부재로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가 해외로 이동했고, 무기한 선물 거래량의 약 50%가 미국 이용자가 VPN으로 해외 플랫폼을 이용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승인은 코인베이스가 워싱턴 정가 및 규제 당국과 협의를 이어온 결과다.
한국 시장에 대한 평가도 같은 날 나왔다. 캐서린 첸 바이낸스 기관 부문 총괄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토크노미 코리아 2026' 기조연설에서 "이제 시장의 질문은 '가상자산이 가치가 있는가'가 아니라 '기존 금융 시스템에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 대해 "2025년 기준 원화 기반 가상자산 거래대금이 약 6630억 달러로 달러 다음인 세계 2위"라며 "규제 명확성이 확보되면 한국은 기관 자본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는 전환점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현재 구조는 개인 투자자 중심에 가깝고 기관 참여는 초기 단계라는 단서가 붙었다. 은행권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 증권사들의 수탁·토큰증권(STO)·실물연계자산(RWA) 인프라 구축 움직임이 이러한 흐름의 전조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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