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콘 2026] 염승환 LS증권 이사 "AI 시대 한국은 '병목'을 쥔 나라…코스피 재평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한재호 기자

"지금 중요한 질문은 코스피가 고점인가가 아닙니다. 우리가 가진 병목(Bottleneck)의 가치를 제대로 계산했느냐입니다."

염승환 LS증권 이사는 4일 서울 코엑스에서 토큰포스트가 공동 주관한 국내 대표 AI 컨퍼런스 '메타콘(METACON) 2026' AI 인베스트콘에서 AI가 글로벌 산업 질서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한국은 그 변화의 중심에서 핵심 인프라를 공급하는 국가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증시는 비싸진 것이 아니라 수십 년간 저평가됐던 가치가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며 "AI 시대에는 병목을 가진 국가와 기업이 가장 큰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염승환 LS증권 이사가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토큰포스트 공동 주관 '메타콘(METACON) 2026' AI 인베스트콘에서 AI 시대 한국 증시의 구조적 경쟁력과 투자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토큰포스트

"AI 시대의 승자는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병목을 가진 국가"

염 이사는 AI 시대를 이해하려면 먼저 '병목(Bottleneck)'이라는 개념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자재는 충분해도 이를 가공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면 생산량이 제한되듯, AI 산업 역시 누구나 진입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보다 공급이 제한된 하드웨어와 제조 역량에서 가치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1세기 패권은 반도체가 결정합니다. 지금 세계에서 AI 핵심 반도체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과 한국, 대만 정도입니다."

이어 "한국은 반도체뿐 아니라 전력망과 방산, 에너지까지 AI 시대 핵심 산업을 모두 갖춘 몇 안 되는 국가"라며 "코스피가 오른 이유를 단순한 유동성이나 정책 효과만으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의 전략적 가치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염승환 LS증권 이사가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토큰포스트 공동 주관 '메타콘(METACON) 2026' AI 인베스트콘에서 AI 시대 한국 증시의 구조적 경쟁력과 투자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토큰포스트

"인터넷보다 큰 변화…AI는 산업혁명"

염 이사는 AI를 인터넷이나 스마트폰과 비교하는 시각도 제시했다.

그는 인터넷이 정보를 연결했고 스마트폰이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가능하게 만들었다면, AI는 인간의 판단과 실행 자체를 자동화하는 새로운 산업혁명이라고 설명했다.

"AI가 앞으로 어디까지 발전할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변화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AI 산업은 이제 단순한 질문·답변을 넘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행동하는 에이전트(Agent)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레스토랑 예약과 일정 조정, 이메일 작성 등을 AI가 직접 수행하기 시작하면서 AI 사용량은 기존 챗봇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AI 에이전트는 단순한 채팅보다 훨씬 많은 토큰을 소비한다"며 "토큰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결국 메모리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수요도 함께 폭증하게 된다"고 말했다.

염승환 LS증권 이사가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토큰포스트 공동 주관 '메타콘(METACON) 2026' AI 인베스트콘에서 AI 시대 한국 증시의 구조적 경쟁력과 투자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토큰포스트

"메모리가 왕이 되는 시대"

염 이사는 AI 산업에서 가장 큰 수혜 분야로 메모리 반도체를 꼽았다.

초기 AI 경쟁이 GPU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AI가 추론하고 기억하며 행동하는 과정에서 메모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예전 AI는 단순히 학습만 했다면 이제는 문맥을 기억하고 계획을 세우며 행동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메모리가 AI의 핵심 경쟁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과거 경기순환 산업이라는 평가에서 벗어나 AI 인프라 기업으로 재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2027년 글로벌 주요 기업 영업이익 전망 자료를 소개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예상 영업이익이 엔비디아를 웃도는 수준으로 제시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시장은 아직도 메모리를 과거처럼 사이클 산업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장기 공급계약이 늘어나고 구조적인 수요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빅테크는 AI 투자를 멈출 수 없다"

최근 메타가 일부 AI 컴퓨팅 자원을 외부에 임대하면서 AI 투자 축소 우려가 제기된 것에 대해서도 다른 해석을 내놨다.

염 이사는 "시장에서는 AI 투자가 끝나는 것처럼 받아들였지만 실제로는 구형 장비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이라며 "최신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오히려 계속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알파벳 등 미국 빅테크들이 현금흐름이 악화될 정도로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행동이 말보다 중요합니다. 이들이 수백조 원을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이 AI 산업이 아직 초기 단계라는 가장 강력한 증거입니다."

"AI가 커질수록 전력이 중요해진다"

AI 투자 기회는 반도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데이터센터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력 설비와 변압기, 송배전망, ESS(에너지저장장치), 원전, 태양광, 풍력 등 전력 인프라 산업이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는 결국 전기가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며 "AI 시대에는 반도체와 함께 전력 산업도 핵심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휴머노이드 로봇과 클라우드, 우주항공, 방산, 조선, K소비 등도 중장기적으로 주목해야 할 분야로 제시했다.

"금리보다 중요한 것은 이익"

최근 시장의 최대 변수인 미국 금리에 대해서는 지나친 우려를 경계했다.

국제유가 하락과 미국 고용 둔화 등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은 제한적이며, 설령 금리가 소폭 오르더라도 AI 투자 확대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이 더 중요한 변수라는 설명이다.

그는 "금리는 시장을 흔들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주가를 결정하는 것은 기업 이익"이라며 "AI 산업이 계속 성장하는 한 실적은 결국 이를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AI는 최고의 리서치 도구…투자 결정은 사람이 해야"

강연 말미에는 AI 활용법에 대한 조언도 덧붙였다.

그는 "챗GPT나 클로드 같은 AI는 앞으로 최고의 리서치 도구가 될 것"이라면서도 "정보를 찾고 분석하는 것은 AI가 잘하지만 최종 투자 판단은 결국 사람이 직접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 시대에는 과거의 투자 공식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산업 구조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읽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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