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AI 시대의 승자는 빌더”…이석현 대표 “툴보다 중요한 것은 경험과 데이터”

| 오승환

서울 메타위크 2026 둘째 날. AI를 실무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개발자와 기업 관계자, 창작자들이 발표장으로 모여들었다. 행사장 안은 발표 시작 전부터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고, 참가자들은 생성형 AI가 실제 업무 환경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무대에 오른 이석현 바이브랩스 대표는 ‘빌더의 시대, 인간은 어떤 일을 하고 AI는 어떤 일을 맡아야 하는가’를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그는 AI 시대의 핵심은 더 이상 개발자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빌더(Builder)’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발표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바이브 코딩(Vibe Coding)’ 이야기로 시작됐다.

이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프롬프트 한 줄만 입력하면 원하는 서비스가 완성되는 이른바 ‘딸깍’을 기대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도 바로 이 대목이었다. AI는 모든 것을 대신 해결해 주는 마법 같은 존재가 아니라, 사용자의 의도를 끊임없이 다듬고 수정하며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협업 도구에 가까웠다.

이어 그는 AI 시대의 경쟁력은 특정 모델이나 개발 언어가 아니라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에 있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묻는 것은 클로드 코드가 좋은지, 코덱스가 좋은지 같은 질문입니다. 하지만 그 질문의 본질은 ‘나도 직접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실제로 발표장에서도 새로운 AI 도구보다 자신의 업무를 어떻게 자동화할 수 있는지, AI를 통해 어떤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지에 관심을 보이는 참석자가 많았다.


이 대표는 “중요한 것은 어떤 AI를 쓰느냐가 아니라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가”라며 “AI 시대의 빌더는 코드를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과 문제의식을 AI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와 현재의 개발 방식도 비교했다.


예전에는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이 개발자를 찾아 수개월 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AI와 대화를 통해 기획서 작성부터 설계, 개발, 테스트, 배포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가능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도메인 전문가가 직접 서비스를 만드는 시대가 왔습니다.”

그는 AI 활용 역시 거창한 창업보다 자신의 일상을 바꾸는 작은 자동화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객 상담 자동화, 콘텐츠 제작, 영상 생성, 반복 업무 단축 등 지금 당장 불편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AI의 진짜 가치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이날 발표를 들으며 많은 참석자가 고개를 끄덕였던 것도 바로 이 부분이었다. AI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막연했던 사람들에게 ‘내가 겪는 문제부터 해결하라’는 메시지는 가장 현실적인 해답으로 받아들여졌다.

AI를 잘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이 대표는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사람들은 글쓰기와 말하기를 잘하는 사람들”이라며 “AI는 사람의 생각을 읽는 존재가 아니라 설명을 이해하는 도구”라고 말했다. 결국 자신의 아이디어를 얼마나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전달할 수 있느냐가 AI 활용 능력을 결정한다는 설명이다.

또 최근 AI 활용 방식이 단순한 ‘프롬프트(Prompt)’ 경쟁에서 ‘루프(Loop)’ 중심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사용자가 목표만 제시하면 AI가 스스로 결과물을 만들고, 평가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완성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그는 “이제 사람은 방향을 제시하고 AI는 실행을 담당하는 구조가 되고 있다”며 “AI가 작업하는 동안 사람은 또 다른 아이디어를 기획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AI 활용 비용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도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대표는 AI 도입에서 가장 큰 장벽은 기술이 아니라 비용이라고 진단했다. 토큰 기반 과금 서비스는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목적에 맞는 AI 모델과 서비스 선택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컨설팅 사례도 소개했다.

외주 개발을 통해 서비스를 구축한 한 기업이 월 200만 원에 가까운 클라우드 운영비를 부담하고 있었지만, 시스템 구조를 재설계하면서 운영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인 사례를 소개하며 “중요한 것은 비싼 인프라가 아니라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 외주 개발 시장 역시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예전에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개발자를 찾아야 했지만 이제는 도메인 전문가가 AI와 함께 직접 서비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말이 던지는 의미는 적지 않았다. AI는 개발자를 없애는 기술이 아니라 개발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더 많은 사람에게 창작의 기회를 제공하는 도구라는 것이다.

발표가 끝난 뒤에도 행사장에서는 AI 활용 방법과 업무 자동화, 바이브 코딩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단순히 새로운 AI 서비스를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업무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나는 이번 발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 ‘툴’보다 ‘데이터’를 강조한 점이었다.

생성형 AI는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이다. 오늘은 챗GPT가 앞서갈 수 있고, 내일은 클로드나 또 다른 AI가 시장을 이끌 수도 있다. 결국 AI 도구는 계속 바뀐다.

그러나 기업의 경쟁력은 어떤 AI를 선택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AI를 사용하더라도 동일한 조직의 지식과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직원들이 업무 과정에서 작성한 프롬프트와 작업 결과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조직의 새로운 지식 자산이다. 이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검증된 데이터와 연결해 관리할 수 있다면 AI는 개인의 생산성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조직 전체의 경쟁력을 키우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다.

AI 도구는 바뀌어도 데이터는 남는다. 결국 앞으로의 경쟁력은 툴을 얼마나 잘 다루느냐가 아니라 데이터를 얼마나 구조화하고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서울 메타위크 2026 둘째 날 현장에서 확인한 것은 분명했다. AI 시대의 승자는 특정 AI를 가장 먼저 사용하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경험을 데이터로 축적하고, AI와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빌더’가 앞으로의 AI 시대를 이끌어갈 것이라는 점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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