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 브리핑] 트럼프 "주말 내 이란 협상 타결 가능"...이스라엘·레바논 휴전에 유가 2.8% 급락

| 김민준

미국과 이란의 협상 타결 기대가 커지고 이스라엘·레바논 휴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심리도 완화됐다.

5일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 협상 타결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미국 중재로 휴전에 합의하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가 완화됐다. 다만 헤즈볼라가 휴전안을 거부하고 양측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면서 중동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국제금융센터가 5일 발간한 국제금융속보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대화가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르면 이번 주말 양국 간 합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에게 이란이 미군을 살해한 경우에만 휴전을 중단하겠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는 전쟁 재개를 피하되 소규모 충돌은 일정 수준에서 용인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미국 하원은 의회 승인 없이 이란과 전쟁을 치를 수 있는 권한을 제한하는 중동전쟁 중단 결의안을 가결했다. 해당 결의안은 이후 상원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지만, 상원을 통과하더라도 실제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미국의 중재 아래 휴전에 합의했다. 양국 간 전쟁은 그동안 미국과 이란의 협상에서 주요 갈등 요인 중 하나로 거론돼 왔다. 이번 휴전 합의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타결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되지만,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이란 핵 프로그램 등 핵심 쟁점은 여전히 큰 장애물로 남아 있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휴전 합의 소식에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95.03달러로 2.84% 내렸다. 그러나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휴전안을 거부했고, 블룸버그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휴전 합의 이후에도 전투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동 긴장 완화 기대가 시장에 반영됐지만,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계속 남아 있는 셈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위험자산 선호가 일부 회복됐다. 미국 S&P500지수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합의, 금융주 강세 등에 힘입어 0.41% 상승한 7584.3을 기록했다. 유럽 Stoxx600지수도 경기방어주 중심의 순환매가 확산되며 0.52% 오른 624.45를 나타냈다. 반면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36% 하락한 6만7471, 한국 KOSPI는 1.84% 내린 8639.4를 기록했다.

환율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가 약해지며 달러화가 소폭 하락했다. 달러화지수는 99.42로 0.11% 내렸다. 유로화는 1.1611달러로 0.12% 상승했고, 엔화 가치는 160.02엔으로 강보합을 보였다. 뉴욕 1개월물 NDF 원/달러 환율 종가는 1532.9원이었으며, 스왑포인트를 감안하면 1533.5원으로 0.25% 상승했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47%로 2bp 하락했다. 유가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된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미국 국채시장 영향 등으로 1bp 내린 3.02%를 기록했다. 반면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2.67%로 4bp 상승했다. 한국 CDS는 23bp로 약보합을 나타냈다. 위험지표인 VIX는 15.40으로 4.11% 하락했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금 가격이 4474.8달러로 0.90% 상승했다.

미국 통화정책과 노동시장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현행 통화정책이 적절하다고 평가하며, 금리 방향은 경제 여건에 좌우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준이 어떤 상황에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토머스 버킨 리치몬드 연은 총재는 현재 노동시장에서 수요가 전반적으로 강화되는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미국 주간 신규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22만5000건으로 2월 첫째 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메모리얼데이 휴일이 조사 기간에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노동시장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라고 봤다. 그러나 Challenger Gray & Christmas에 따르면 5월 기술업체 인원 삭감 규모는 3만8000명으로 2024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기준으로는 12만4000명이 줄어 전년 동기 대비 65% 이상 증가했다.

무역정책과 관련해서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그리어 대표가 전체 관세가 작년 합의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EU가 턴베리 합의를 이행한다는 전제 아래 미국이 추진하는 조치와 양립시킬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무역법 301조를 활용해 주요국에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지난해 합의한 상호관세 수준을 넘어서지는 않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유럽에서는 EU가 역내 AI, 클라우드 서비스, 반도체 관련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미국 빅테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목적이다. 경제지표 측면에서는 유로존 4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4% 감소했다. 자동차 연료와 비식품 판매가 부진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 증가했지만, 3월 2.1%에 비해서는 증가세가 둔화됐다. 6월 5일 현지시각 기준 주요 경제 이벤트로는 미국 5월 고용보고서와 유로존 1분기 GDP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일본에서는 일본은행 관계자가 6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가 0.25%p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상당한 수준인 만큼 이후 추가 인상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현재 금리인상 사이클이 "뒤처진 것"은 아니며, 큰 폭의 금리인상을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주요 금융기관들의 평가도 엇갈렸다. PIMCO는 신용시장에서 오랫동안 볼 수 없었던 본격적인 채무불이행 사이클이 시작됐으며, 투자자들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손실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Goldman Sachs는 AI 부문 기업들의 가파른 이익 증가 등을 이유로 MSCI 신흥국주가지수의 1년 후 전망치를 1850에서 2000으로 상향했다. Morgan Stanley는 연준이 정책 결정 과정에서 중동전쟁발 에너지 가격 급등을 크게 고려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인플레이션은 재정지출 확대와 AI 투자 증가 등 미국 내부 요인에 따른 것이며, 인플레이션 압력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외신들은 인플레이션과 시장 변동성, 국채 수급, AI 투자 부담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동전쟁과 AI 투자가 모두 급격한 물가 상승, 즉 "스파이크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동전쟁은 에너지 가격 상승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고, AI는 생산성 향상으로 물가 완화에 기여할 수 있지만 대규모 인프라 투자 시기에는 오히려 물가를 밀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투자 상품 다각화, 전술적 자산 배분 강화, 원자재 매입 등 인플레이션 헤지 전략이 중요하다고 봤다.

로이터는 미국 증시가 낙관론 속에서도 변동성 확대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S&P500지수는 9주 연속 상승하고 있고 3월 말 이후 20% 이상 급등했지만, 주가 조정에 대비한 헤지 수요를 보여주는 스큐 지수는 낮은 수준이다. UBS의 터부렌즈 지표는 거의 최고 수준인 0.8을 기록했고, 5월 S&P500 개별 종목 간 상관관계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UBS는 지난 5년간 이와 유사한 여건에서 한 달 이내 큰 폭의 주가 조정이 5차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지나친 낙관론으로 콜옵션 수요가 급증한 점도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일본 국채수익률 상승이 다른 주요국 국채 수급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국채 가격은 중동전쟁발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2월부터 하락했고, 6월 들어 다소 진정됐지만 완전한 회복 여부는 불확실하다. 일본 국채수익률 상승은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 비중을 줄이고 본국 투자를 확대하게 만들 수 있으며, 장기간 낮게 유지됐던 일본 국채수익률 상승은 전 세계 자금 조달 비용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일본 당국이 엔화 약세 방어를 위해 미국 국채 매도를 선택할 경우 미국 국채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블룸버그는 미국 AI 투자 열풍의 이면에 비용 부담 확대와 수익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OpenAI와 Anthropic은 모두 약 1조 달러의 기업가치를 예상하며 상장을 준비 중이고, Alphabet은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주식과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이는 AI의 수익성과 생산성 기대에 기반하지만, 실제 수익성 논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기업 사용자 사이에서는 AI를 최대한 사용하는 "토큰맥싱"이 유행했지만, 이제 Uber와 Walmart 등은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직원들의 토큰 사용량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사례가 확산될 경우 AI 기대에 힘입어 급등한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소비재 산업 부진이 AI 투자 붐 이면의 위험 요인이라고 평가했고,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국채의 안전자산 지위가 수급 불균형 등으로 점차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조업 황금기" 공언이 고용 감소 등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분석했으며, 블룸버그는 미국 원유 재고 감소가 휴가철과 태풍 시즌을 앞둔 글로벌 원유시장에 경고 신호라고 봤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영란은행이 에너지 충격의 2차 영향 등을 고려해 선제적 금리인상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종합하면 국제 금융시장은 중동 휴전 합의와 미국·이란 협상 기대를 반영해 위험 회피 심리가 일부 완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미국과 유럽 주가는 상승했고 달러화와 미국 국채금리는 하락했으며, 유가도 큰 폭으로 내렸다. 그러나 헤즈볼라의 휴전안 거부,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쟁점, 미국 노동시장 내 기술업종 감원 확대, 일본 금리인상 가능성, AI 투자 비용 논란, 신용시장 채무불이행 경고 등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동발 인플레이션 압력은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금융시장 전반에서는 변동성 재확대와 국채 수급 불안, AI 관련 수익성 검증이라는 과제가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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