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 브리핑] 트럼프 중재에 이란·이스라엘 공격 중단…美 CPI 경계 속 유가 장중 5% 급등

| 김민준

이란과 이스라엘의 교전 중단 소식에 미국 증시는 상승했지만 중동 불안과 인플레이션 우려는 여전히 시장 변수로 남았다.

9일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과 이스라엘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상호 공격 중단 방침을 밝히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안도 흐름을 나타냈다. 다만 양측 모두 추가 도발 시 강경 대응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중동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소비자물가(CPI) 발표를 앞둔 경계감과 일본·유럽·중국의 경제지표 변화까지 겹치며 글로벌 금융시장은 지역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이란 중앙군사본부는 시온주의 정권에 대한 공격 이후 작전 중단을 선언한다고 밝혔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중단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레바논 남부 등을 포함한 적대 행위가 이어질 경우 이전보다 훨씬 강력하고 압도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미국의 해상 봉쇄를 타파하겠다고 주장하면서 종전과 안정적 안보 확보가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역시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 공습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란 및 헤즈볼라와의 충돌은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공격을 재개하면 이스라엘도 강경 대응할 것이라며 필요 시 자위권을 행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국제 원유시장에서는 중동 긴장 완화 여부에 따라 유가가 크게 흔들렸다. 장 초반에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상호 공격 소식에 국제유가가 5% 이상 급등했으나, 이후 이란의 공격 중단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 폭이 축소됐다. 다만 예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 선박의 홍해 통항 금지와 바브엘만데브 해협 일부 봉쇄를 선언하면서 공급망 불안은 지속됐다.

금융시장에서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일부 회복됐다. 미국 S&P500지수는 이란·이스라엘 교전 중단 기대와 반도체 관련주 강세에 힘입어 0.30% 상승한 7405.7로 마감했다. 반면 유럽 Stoxx600지수는 0.15% 하락한 621.73을 기록했고, 일본 닛케이225는 3.85% 급락한 64025를 나타냈다. 한국 코스피 역시 8.29% 하락한 7484.4로 집계됐다.

환율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 약화 영향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 달러인덱스는 99.99로 0.08% 하락했고, 유로화와 엔화 가치는 각각 0.10%, 0.08% 상승했다. 뉴욕 1개월물 NDF 종가는 1525.7원으로 나타났으며, 스왑포인트를 반영한 환율은 1526.9원으로 0.52% 하락했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5월 CPI 발표를 앞둔 경계감으로 금리가 상승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56%로 3bp 상승했고, 독일은 3.06%로 2bp, 일본은 2.73%로 6bp 각각 올랐다. 한국 CDS 프리미엄은 24bp로 1bp 상승했다. 위험지표인 VIX는 18.92로 12.04% 하락했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94.25달러로 1.25% 상승했고 금 가격은 4330.2로 0.04% 올랐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 조사에서는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3.5%로 전월 3.6% 대비 소폭 하락했다. 반면 3년과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각각 3.1%, 3.0%로 변동이 없었다. 로이터는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 안정이 연준의 금리인상 부담을 일부 완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1년 뒤 주택가격 상승률 전망치는 3.5%로 높아져 2022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재정 여건과 고용 전망은 악화된 것으로 조사돼 향후 가계 부담 확대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한 미국 메사추세츠 연방지방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H-1B 신규 비자 수수료를 수천 달러에서 10만 달러 이상으로 인상한 조치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이는 이민 정책 추진 과정에서 행정부 권한에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미국 증시에 대해서는 주요 투자은행들의 낙관론이 이어졌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미국 증시 하락을 상승 이후 나타난 건전한 조정으로 해석하며 향후 양호한 기업실적과 경제 여건을 반영해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 역시 연말 S&P500지수가 810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를 동결한 뒤 내년 6월과 12월에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원유 공급 차질과 수요 둔화가 동시에 존재해 유가의 상하방 리스크가 모두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유럽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가 일부 완화됐지만 제조업 부진 우려가 이어졌다. 유로존 6월 센틱스 투자자신뢰지수는 -13.4로 전월 -14.6 대비 개선됐다. 독일의 4월 제조업 수주는 전월 대비 3.8% 감소해 제조업 경기 둔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블룸버그는 다수 이코노미스트들이 ECB의 급격한 금리인상이 유럽 경제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5월 외환보유액은 3조4400억달러로 전월 대비 316억9000만달러 증가해 2015년 11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중국 당국은 글로벌 거시경제 여건 변화와 주요국 통화정책 전망 변화 등을 배경으로 제시했다. 위안화 고시 환율은 달러당 6.8198위안으로 상향 고시됐으며, 이는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0.06% 절하된 것을 의미한다. 앞서 위안화는 22거래일 연속 절상 흐름을 이어왔다.

일본의 1분기 GDP 수정치는 전기 대비 0.45%, 연율 기준 1.8% 증가로 속보치인 각각 0.51%, 2.1%보다 낮게 집계됐다.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은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시장은 중동발 인플레이션과 근원물가 상승 위험, 명목임금 상승세 등을 고려해 일본은행이 6월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무디스는 연말까지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제기했다.

주요 경제 이벤트로는 미국의 4월 무역수지와 5월 기존주택판매 발표, ECB 라가르드 총재 발언, 중국의 5월 수출입 지표, 독일의 4월 산업생산 발표가 예정됐다.

외신들은 향후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채권거래자들이 인플레이션 스왑시장에서 연간 4.3% 수준의 물가상승률을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은 이번 주 발표될 미국 5월 CPI 상승률이 4.2%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6월 FOMC의 정책 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투자은행은 연준이 0.5~0.75%포인트 수준의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의 5월 고용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이것만으로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을 정당화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신규 고용 상당 부분이 레저·접객업에 집중됐고 월드컵 개최를 앞둔 일시적 요인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실업률이 4.3% 수준에 머물고 임금상승률이 3.4%로 둔화돼 노동시장이 강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만들고 있다는 증거도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중동전쟁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위험과 AI 관련주 과열 가능성은 주요 리스크로 지목됐다.

로이터는 최근 유가 안정 흐름이 불안정한 기반 위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중동전쟁에도 브렌트유 가격이 지난 20년 평균 범위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미국과 이란의 합의 가능성이 낮고,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더라도 해상 운송 정상화 시점은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원유 재고 감소 등을 감안하면 향후 유가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블룸버그는 달러화 변동성 확대가 캐리트레이드 수익률을 훼손할 가능성을 제기했고, 미국의 강제노동 연계 관세 정책이 법적 혼선과 경제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시 글로벌 원유 공급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이란의 장기 전쟁 경험과 국제 제재 적응력이 중동전쟁 종전의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유럽 경제가 중동전쟁 장기화 영향으로 'U'자형의 더딘 회복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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