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온라인 패스트패션 기업 쉬인이 홍콩 증시 기업공개를 위한 중국 당국의 승인을 확보하면서, 3년 넘게 이어진 상장 시도가 본격적인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13일 로이터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 10일 쉬인의 홍콩 기업공개 추진과 관련한 승인 내용을 공고했다. 쉬인은 최대 3억4천160만주를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다. 이번 승인은 중국 본토 기업이 해외 시장에 우회 상장할 때 거쳐야 하는 역외상장 신고 절차가 끝났다는 뜻이지만, 실제 상장을 위해서는 홍콩증권거래소 상장위원회의 심사도 추가로 통과해야 한다.
쉬인은 중국계 창업자 쉬양톈이 2012년 중국 장쑤성 난징에서 세운 회사로, 현재 본사는 싱가포르에 두고 있다. 초저가 의류를 빠르게 내놓는 사업 모델을 앞세워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았고, 상장에 성공하면 최근 몇 년 사이 증시에 들어온 소매 기업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사례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번 절차는 단순한 기업공개를 넘어 중국 당국의 정치적 판단이 강하게 작용한 사안으로 전해진다. 로이터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기업공개가 중국 공산당 최고위급의 승인까지 필요로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신중한 태도를 보여온 배경에는 여러 논란이 겹쳐 있다. 프랑스에서는 아동 형상의 성인용 인형 판매 문제가 불거졌고, 중국 신장웨이우얼자치구와 관련해서는 강제노동 의혹도 제기됐다. 이런 문제는 단순한 기업 평판을 넘어 해외 투자자와 각국 규제 당국이 민감하게 보는 사안이다. 실제로 쉬인은 2023년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을 추진했지만 미중 갈등과 강제노동 의혹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이후 방향을 영국 런던으로 돌려 2024년 6월 영국 금융감독청에 관련 서류를 제출했고 지난해 승인을 받았지만, 그때는 중국 당국의 역외상장 승인을 얻지 못해 절차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상장 일정이 길어지는 동안 회사 가치에 대한 평가도 달라졌다고 보고 있다. 온라인 쇼핑 급성장 흐름이 예전만 못한 데다 상장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쉬인의 기업가치는 현재 400억~500억달러, 우리 돈 약 60조~75조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이는 2022년 자금조달 당시 평가받았던 1천억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소식통은 쉬인이 오는 9월이나 10월 상장을 목표로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흐름은 중국 기업의 해외 자본시장 접근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지만, 앞으로도 정치·규제 리스크가 기업가치와 상장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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