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되면서 13일 국제 유가가 4% 넘게 뛰고, 아시아 증시와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동반 약세를 보였다. 중동의 원유 수송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실제 통행이 거의 멈추다시피 하자, 시장은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을 빠르게 가격에 반영하는 모습이다.
블룸버그 단말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46분 한국시간 기준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3.24달러, 4.26% 오른 배럴당 79.25달러를 기록했다.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도 3.10달러, 4.34% 오른 74.51달러로 집계됐다. 브렌트유는 지난 10일 배럴당 76.01달러에서 사흘 만에 3달러 이상 상승했다. 이달 들어 유가는 중동 지역 긴장이 다시 높아지면서 반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종전 양해각서 합의로 공급 확대 기대가 커지며 내렸던 가격이 일부 되돌려진 셈이다.
이번 급등의 직접적 배경은 미국의 공습과 이란의 보복 조치다. 미국은 지난 주말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이란 표적 수십 곳을 공습했고, 이란은 이에 맞서 요르단·카타르 등 미국 동맹국을 겨냥한 보복 공격에 나섰다. 이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추후 통보가 있을 때까지 폐쇄한다고 밝혔고, 실제로 이날 해협 통행량은 거의 전무한 수준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가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핵심 통로여서, 이곳에서 긴장이 높아지면 원유 공급 자체가 줄지 않더라도 운송 차질 우려만으로 유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다만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 가격은 이날 오히려 내렸다. 현물 금은 온스당 4천56.47달러로 1.54% 하락했고, 은은 2.78% 내린 58.20달러를 나타냈다. 반면 달러화 가치는 다시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01.10으로 0.14% 올라 지난달 24일 기록한 1년 내 최고치 101.80에 가까워졌다. 지정학적 위험이 커질 때 자금이 달러로 몰리는 흐름이 되살아난 것으로 해석된다.
주식시장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이날 오후 1시45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2.34% 내린 6만6952.59에 거래됐고, 중국 상하이·선전증권거래소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300 지수도 1.97% 하락했다. 다우존스·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나스닥100 미니 선물도 각각 0.4∼1.4% 내림세를 보여 뉴욕 증시의 약세 출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봉쇄 지속 여부와 미국·이란 간 추가 충돌 수위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상황이 장기화하면 에너지 가격과 물가,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함께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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