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이 러시아 흑해 연안 원유 수출 터미널의 선적 중단 여파로 원유 생산을 일시적으로 줄였다. 자국산 원유를 바다로 내보내는 핵심 길목이 드론 공격을 받은 뒤 저장 시설이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면서, 생산을 계속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4일 러시아 일간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에너지부는 23일 성명을 내고 국내 산유업체들이 하루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전체 산유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흑해 노보로시스크항에 있는 카스피해 송유관 컨소시엄(CPC) 터미널의 운영 차질과 직접 맞물려 있다. CPC는 카자흐스탄 북서부 대형 유전에서 나온 원유를 송유관으로 러시아 항구까지 보낸 뒤 유조선에 실어 서방 시장으로 보내는 수출 통로다.
문제가 된 것은 최근 이어진 드론 공격이다. 지난 17일과 19일에는 CPC 터미널에서 카자흐스탄산 원유를 옮겨 싣던 유조선들이 잇따라 공격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화재가 났지만 진화됐으며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안전 문제가 커지면서 원유 선적 작업은 20일 중단됐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공격 주체를 특정하지 않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국제 원유시장에 혼란을 주기 위해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카자흐스탄 에너지부는 선적이 멈춘 상황에서 생산을 계속하면 터미널 저장고가 넘칠 수 있어 감산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또 유조선과 승무원의 안전, 흑해 해양 환경 보존을 위해 선적을 중단한 것이라며 터미널 시설 자체는 가동 가능한 상태이고 상황이 정상화되면 운영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생산이 얼마나 줄었는지, 선적이 언제 다시 시작될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은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주 들어 터미널 저장고가 가득 찼다고 전했고, 이달 들어 CPC 터미널에 있던 유조선 최소 5척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안이 주목받는 이유는 카자흐스탄의 수출 구조가 CPC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서다. 카자흐스탄은 전체 산유량의 약 80%를 길이 1천510㎞의 CPC 송유관을 통해 수출한다. 이 원유는 러시아와 미국, 카자흐스탄, 일부 유럽 국가 석유기업이 참여한 합작사 체계를 통해 이동하며, 서방 제재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그만큼 특정 경로의 차질이 곧 생산 조정과 수출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흑해 해상 안전이 회복될 때까지 카자흐스탄 원유 공급과 국제 시장의 물류 불확실성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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