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캐나다의 몬트리올 정상회담 공동선언문 초안에서 캐나다의 ‘준회원’ 표현이 빠졌다. 양측은 무역·방위·기술 협력을 논의하고 있지만, ‘준회원’ 지위에 합의한 것은 아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29일 브리핑에서 초안의 표현 삭제를 확인했다. 집행위 대변인은 회원국들과 캐나다의 관계를 “더 긴밀한 연합”으로 발전시키는 목표는 계속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논의 중인 관계는 EU 정식 회원국 가입에 못 미친다고 덧붙였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장은 9월 16일 유럽의회 연설에서 “캐나다가 EU의 첫 준회원이 될 수 있도록 문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을 넘어 기술·방위·에너지·핵심광물 분야의 협력을 제안했다. ‘준회원’은 이 연설에서 제시한 구상이다.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는 9월 17일 유럽의회 연설에서 “캐나다는 이 구상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AI·반도체·핵심광물·결제 시스템·청정에너지에 대한 안정적 접근을 국가 회복력의 요소로 꼽았다. 특정 반도체 사업이나 가상자산 협약을 발표한 발언은 아니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9월 16일 기자 문답에서 EU와 캐나다의 협력을 적대 행위로 판단할 경우 유럽에 “매우 무거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과 일부 무역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발언은 조건부 경고로, 관세 부과 발표는 아니다.
캐나다의 대미 수출 의존도는 높다. 캐나다 정부의 2025년 무역 통계에서 미국은 캐나다 상품 수출의 71.7%를 차지했다. 이는 서비스 수출을 제외한 수치다. 본지는 앞서 미국이 캐나다산 자동차 관련 제품의 50% 추가관세 대상 품목을 조정한 사실을 보도했지만, 상품 수출 비중만으로 이번 EU 제안이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한 직접 대응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카니 총리가 캐나다를 “비유럽 국가 중 가장 유럽적인 나라”라고 부른 것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25년 6월 이 표현을 사용하며 국제 협력 다변화를 정부 과제로 제시했다.
캐나다 내 여론은 협력 확대에 우호적인 편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업체 레제르(Léger)의 9월 19~21일 조사에서 성인 1533명 가운데 70%는 EU ‘준회원’ 지위를 지지했고 13%는 반대, 18%는 미정이라고 답했다. 여론조사 결과가 양측의 합의를 뜻하지는 않는다.
양측에는 기존 협력 기반도 있다. EU 집행위는 CETA 안내에서 협정이 2017년 잠정 발효돼 대부분 조항이 적용 중이며, 완전 발효에는 EU 회원국의 국내 승인 절차가 남아 있다고 설명한다. 캐나다는 EU의 1500억유로 규모 방위 조달 수단인 SAFE에 참여한 첫 비유럽 국가다.
EU 이사회(Council of the European Union)는 29~30일 정상회담 의제로 무역·디지털 협력·핵심원자재·방위와 안보·교육과 연구를 제시했다. 공동선언문 최종 문안은 정상회담 종료 뒤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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