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경신 흐름을 이어가며 9,000선 돌파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미국 기술주 강세와 인공지능 반도체 기대, 중동 지정학적 불안 완화 조짐이 한꺼번에 투자심리를 자극하면서 국내 증시도 단숨에 고점을 높였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12.23포인트, 3.68% 오른 8,788.38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종전 기록을 넘어선 8,485.67로 출발한 뒤 장중 처음으로 8,500선과 8,600선, 8,700선, 8,800선을 잇달아 돌파했고, 한때 8,874.16까지 올랐다. 상승 속도가 워낙 빨라 장중에는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 이른바 매수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코스피 9,000선까지는 211포인트만 남겨둔 상태다.
이번 급등은 대형 기술주가 사실상 이끌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3,862억원, 기관은 2조4,427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고, 외국인은 2조8,281억원을 순매도해 지난달 7일 이후 17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그러나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탄력이 워낙 강했다. 삼성전자는 10.09% 급등하며 장중 처음 35만원을 넘겼고,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처음 2,000조원을 돌파했다. SK하이닉스도 장중 239만8,0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다시 썼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의 방한 기대감이 반영된 LG전자는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네이버도 16.03% 뛰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 역시 사상 처음 7,000조원을 넘어섰다.
국내 증시를 밀어 올린 배경에는 미국 증시의 강한 위험자산 선호가 있다. 현지시간 1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09%,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 지수는 0.26%, 나스닥 종합지수는 0.42% 오르며 3대 지수가 모두 최고치로 마감했다. 특히 엔비디아가 6.26% 급등한 점이 시장 분위기를 바꿨다. 엔비디아는 대만에서 열린 행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업한 인공지능 개인용 컴퓨터용 칩 ‘엔1 엑스’를 공개하며 인공지능 노트북 시장 진출 의지를 밝혔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와 델 테크놀로지, 에이치피, 세일즈포스, 어도비 등 관련 종목도 동반 상승했다. 인공지능이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의 위협이 아니라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퍼지면서 기술주 전반에 매수세가 번졌다.
중동 변수도 투자심리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국제유가는 이란이 미국과의 종전안 협의를 중단했다는 보도로 장중 급등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교전 중단을 중재하고 있고 이란과의 대화도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불안이 일부 진정됐다. 브렌트유 8월물은 4.2%,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은 5.5% 상승 마감했지만, 시장은 에너지 충격 자체보다 확전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였다. 정규장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1주일 안에 이란과 휴전 연장 및 호르무즈 해협 개방 합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위험회피 심리는 다소 누그러졌다.
이런 흐름은 2일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기대를 키우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는 정규장에서 5.28% 급등했고, 코스피200 야간선물도 주간 종가보다 2.07% 올랐다. 다만 코스닥지수는 전날 24.77포인트, 2.30% 내린 1,050.03으로 마감해 종목별 온도 차는 분명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와 인공지능 관련 대형주가 상승을 끌되, 단기 급등 종목에서는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대신 자금이 다른 업종으로 옮겨가는 순환매가 나타난다면 지수의 상승 동력은 더 넓어질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대외 불확실성이 더 완화되고 미국 기술주 강세가 이어질 경우, 코스피의 9,000선 도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