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가 8,900선을 처음 넘어설 정도로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증권사 목표주가를 이미 넘어선 종목이 빠르게 늘었고, 동시에 아직 목표주가에 크게 못 미치는 종목도 적지 않아 시장 안에서 종목별 온도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국내 증권사 3곳 이상이 목표주가를 제시한 코스피 상장사 231곳 가운데 1일 종가 기준으로 실제 주가가 목표주가를 웃돈 기업은 18곳이었다. 전체의 약 8% 수준이다. 목표주가는 증권사가 기업 실적과 업황, 성장 가능성을 반영해 제시하는 적정 주가인데, 최근처럼 특정 재료가 강하게 붙으면 시장 가격이 이를 단숨에 뛰어넘는 일이 생긴다. 가장 대표적인 종목은 LG전자였다. 1일 종가는 38만500원으로 평균 목표주가 16만6천750원보다 56% 높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회동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엔비디아 협력 기대가 주가를 밀어 올린 영향이 컸다. 실제로 관련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LG전자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주가는 22만5천500원에서 38만500원으로 69% 뛰었다.
이 같은 흐름은 인공지능과 로보틱스 같은 성장 서사에 자금이 집중된 최근 증시 분위기와 맞물려 있다. 삼성에스디에스는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계획이 부각되며 1일 주가가 36만2천원으로 평균 목표주가 22만4천200원보다 38% 높았고, LG씨엔에스는 14만3천700원으로 목표주가 9만5천222원을 33.74% 웃돌았다. 현대오토에버도 로보틱스 모멘텀에 힘입어 93만8천원까지 올라 목표가보다 33.72% 높았고, LG이노텍 역시 목표가 대비 33.5%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어 SK네트웍스 21.3%, SKC 16.9%, 삼성전기 16.7%, NHN 14.8%, LG 14.4% 순으로 목표가 상회 폭이 컸다. 특히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4개가 LG그룹주였는데, 이는 엔비디아 협력 기대가 그룹 전반으로 확산되며 관련 종목에 동반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강한 상승장 속에서도 아직 증권가 평가에 못 미치는 종목은 더 많았다. 1일 기준 목표주가 괴리율이 가장 큰 코스피 종목은 대한조선으로 집계됐다. 평균 목표주가는 13만8천600원이지만 실제 주가는 6만2천원에 머물러 괴리율이 124%였다. 여기서 괴리율은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 간 차이를 보여주는 지표로, 수치가 클수록 시장에서 저평가됐을 가능성을 뜻한다. 콘텐트리중앙도 주가가 5천원으로 목표주가 1만800원보다 크게 낮아 괴리율이 116%였고, 카카오페이 93%, 한미글로벌 90%, 효성티앤씨 88%, HD현대마린엔진 87%, STX엔진 84% 순으로 뒤를 이었다. 상위 10개 가운데 3개가 조선 관련 종목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최근 시장 자금이 일부 대형 성장주에 몰리면서 실적이나 업황 개선 기대가 있어도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이 남아 있다는 뜻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장세에서 한쪽만 쫓기보다 주도주와 저평가주를 함께 담는 이른바 바벨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이 커지더라도 반도체 같은 기존 주도주는 계속 보유할 필요가 있지만, 동시에 기초 체력 대비 소외된 종목을 나눠 사는 전략도 병행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5월 이후 이익 모멘텀 개선에도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조선, 백화점, 전력기기, 증권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9월 초까지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 비중을 유지하거나 늘리면서 인터넷, 제약·바이오 같은 저평가 업종 중심의 매매가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황지우 SK증권 연구원 역시 상승 폭이 소수 대형주에 집중된 만큼 단순 추격 매수보다 업종 분산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실적 개선 여부와 정책·산업 재료에 따라 종목별 차별화가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으며, 지수가 오르는 국면에서도 어떤 업종이 이미 과열됐고 어떤 종목이 아직 재평가 구간에 있는지 가려내는 대응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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