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가비아 이사회에 중복상장 해소 방안을 공개적으로 제시하라고 요구하면서, 모회사 가치가 자회사 상장 구조 때문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논쟁이 다시 커지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2026년 6월 16일 가비아 이사회에 공개주주 서한을 보내 중복상장 문제 해소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얼라인은 운용·자문 펀드를 통해 가비아 지분 14.29%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12일 기준으로 가비아가 보유한 종속회사 지분 가치가 실제 시장 가치보다 약 64% 할인된 수준에서 평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중복상장은 모회사와 자회사가 함께 증시에 올라 있는 구조를 말하는데, 시장에서는 이런 경우 자회사 가치가 모회사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이른바 지주사 할인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얼라인이 문제 삼는 핵심은 가비아뿐 아니라 주요 종속회사인 케이아이엔엑스(KINX), 엑스게이트, 에스피소프트까지 모두 상장돼 있다는 점이다. 얼라인은 가비아가 도메인 사업의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클라우드 등 다른 서비스로 교차판매를 넓히며 성장하고 있고, 케이아이엔엑스도 과천 데이터센터 개소를 계기로 안정적인 실적 확대가 기대되는 우량 자회사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이런 사업 성과와 자회사 가치가 모회사 주가에 온전히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로 상장 구조를 지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얼라인은 가비아 이사회에 세 가지를 요구했다. 우선 중복상장 해소에 대한 이사회의 공식 입장과 현재 논의 상황을 공개하라고 했다. 이어 사외이사 중심의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외부 전문 자문사를 선임해 구체적인 해법을 마련하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3월 주주총회에서 가결된 권고적 주주제안인 경영진 보상체계 공개와 관련해서도 이행 계획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얼라인은 가비아 측에 오는 7월 6일까지 답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요구는 최근 국내 증시에서 기업가치 제고와 소액주주 권리 강화가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는 점과도 맞물려 있다. 금융당국도 중복상장과 낮은 주주환원,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보고 개선을 유도해 왔다. 얼라인 측은 3월 주주총회에서 이미 주주들의 뜻이 확인됐고, 해외 시장에서도 유사한 구조를 손질한 사례가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가비아 이사회가 실제 검토 결과와 실행 계획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내놓느냐에 따라, 개별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넘어 코스닥 상장사의 중복상장 해소 논의 전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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