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내 증시는 외국인 매도세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코스피가 10% 가까이 급락했고, 코스닥도 900선 아래로 밀려나는 등 시장 전반의 불안이 극단적으로 커진 하루로 기록됐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10.71포인트, 9.99% 내린 8,203.84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9,083.54로 출발해 잠시 반등을 시도했지만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섰고, 이후 낙폭이 빠르게 커졌다. 오전 11시 40분에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오후 들어 하락 압력이 더 거세지면서 오후 2시 33분에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돼 20분 동안 매매 거래가 중단됐다. 사이드카는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 제한해 급격한 변동을 진정시키는 장치이고, 서킷브레이커는 시장 전체 거래를 잠시 멈춰 투자자들이 과열된 공포 속에서 무분별하게 주문을 내는 상황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자금 이탈이 특히 두드러졌다.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7천92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합산 기준이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11조1천124억원을 순매수하며 낙폭이 커진 종목을 대거 받아냈는데, 이는 역대 최대 순매수 규모다. 통상 이런 장면은 급락장에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뜻이지만, 동시에 기관이나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 충격을 개인 자금이 방어하는 구조가 반복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코스닥 시장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76.88포인트, 7.94% 내린 891.52로 마감해 900선이 무너졌다. 개장 직후부터 하락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오전 9시 6분에는 코스닥 시장에서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상대적으로 성장주와 중소형주 비중이 큰 코스닥은 투자 심리가 위축될 때 변동성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날 역시 위험자산을 피하려는 움직임이 지수 전반에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하루 만에 시장 안전장치가 잇따라 작동할 정도의 급락이 나타났다는 점은 단순한 가격 조정을 넘어 투자 심리의 불안이 매우 커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앞으로는 외국인 자금의 추가 이탈 여부와 개인 매수세의 지속 가능성, 그리고 시장 변동성을 진정시킬 추가 재료가 나오는지가 국내 증시 흐름을 가를 가능성이 크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