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에스씨엠생명과학의 관리종목 재지정 과정에서 발생한 공시 오류로 손해를 본 투자자들에 대한 배상 범위와 금액을 확정했다. 거래소가 시장 운영 과정의 실수에 대해 소송에 앞서 선제 배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시장 신뢰를 지키기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손해배상심의위원회는 이날 이번 사고와 관련한 배상 대상과 배상액을 최종 확정했다. 위원회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됐으며, 배상 대상은 50명 이내, 전체 배상 규모는 2억원 안팎으로 정해졌다. 지난 5월 16일부터 31일까지 접수된 손해배상 신청 가운데 일부는 인정되지 않았지만, 전체 규모는 당초 접수된 내용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3월 공시 과정에서 나왔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3월 16일 정규장 마감 뒤 에스씨엠생명과학의 관리종목 지정을 해제한다고 공시했다가, 오류를 확인한 뒤 다음 날인 17일 오후 2시 28분 다시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거래소는 당시 회사가 제출한 2025년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관리종목 해제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잘못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관리종목은 재무 상태나 공시, 감사의견 등에 문제가 있는 기업에 대해 투자자 주의를 요구하는 제도여서, 해제 여부는 투자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실제 주가도 공시 직후 크게 흔들렸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장 초반 28.05% 오른 가격에 거래를 시작한 뒤 곧바로 상한가까지 치솟았지만, 재지정 사실이 알려진 이후 급락해 결국 전 거래일보다 5.73% 내린 채 마감했다. 당시 거래대금이 74억원 규모에 이르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손해배상 상한이 10억원 수준까지 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실제 인정된 피해 규모는 이보다 훨씬 작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이 종목은 풍전약품으로 상호가 바뀐 상태다.
거래소는 다음 달 중 배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사후 수습을 넘어, 거래시간 연장 등 시장 제도 변화가 예정된 상황에서 어떤 경우에도 시장 안정성과 투자자 신뢰를 책임지겠다는 뜻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거래소의 공시 검증 절차와 내부 통제 강화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시장 운영기관의 실수에 대한 책임 기준도 한층 더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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